[ The Book Selene # 40 : by Curtis ]
[ The Book Selene # 40 : by Curtis ]
중학교 시절엔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한 권 있다.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소규모 독서클럽 같은 것을 운영하시면서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던 책이었는데,
"유진과 유진"이라는 책이었다.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려 보면
어린 시절의 성추행과 같은
어두운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그 책을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그 책을 읽는 동안에 계속해서 들었던
한 음악 때문이다.
어디선가 처음 듣게 된 음악이었는데,
가사 없이 흐르는 멜로디가 인상적이어서였는지
책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아서였는지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서정적이었던 그 음악마저도
그 책의 이미지와 엮여
하나의 슬픔처럼
스치듯 뇌리 속에 남아있다.
이처럼 음악은
내가 무언가를 기억하는 한 방법이다.
계속 어떤 음악과 함께 했던 시간은,
그 음악을 들었을 때
나를 다시 그 순간으로 데리고 간다.
얼마 전 포르투갈을 여행하면서도,
이 나라를, 이 도시를
아련하게나마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나름의 테마곡을 선정해서는 이어폰을 꽂았다.
(드라마 <아일랜드>의 OST로 사용된 '서쪽하늘에'를 들었다.)
그 덕분에,
여행에서 돌아오고 난 뒤에도
나는 이제 이 음악만 들으면
그때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음악과 그 도시의 풍경이 한꺼번에 온다.
나에겐 음악이 너무나 강렬해서
도시를 기억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NqRKxoH9Us
그리고 또 한 번,
리스본을 여행하는 도중
신비한 순간이 찾아왔다.
산타루치아 전망대(Miradouro de Santa Luzia)에서
리스본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평온하게 자리에 앉아
난생처음 보는 타악기를 앞에 두고
양손으로 두드리는 한 남자가 있었다.
처음 보는 악기, 처음 듣는 소리
하지만 그 음악에 순간적으로 빠져
황홀하기까지 했다.
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하는 밤 시간도 아니었는데.
아마 그 음악은
그 순간, 그곳에 있던 사람이 아니고는
나의 말에 공감이 쉬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처럼 음악은
알 수 없는 마력이 있다.
도시를 잘,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혹시 다음번에
어느 도시를 여행한다면,
그 도시에 맞는 하나의 주제곡을 정해 보는 건 어떨까.
도시를 아름답게 기억하는
나만의 방법.
[Flower X Culture ]
Selene Editor. Curtis
2018.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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