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無印良品)과 꽃기린

[The Book Selene #05: by Brand J]

by 마마튤립


밖은 아직도 찬 바람이 부는데,
옷 가게들은 예쁘고 화려한 색이나
파스텔 톤의 옷이 가득이다.

옷을 보며 이번 봄/여름에는
또 어떤 컬러와 패턴들이
유행일까 생각한다.

한때, 페이즐리 패턴
(에스닉한 스코틀랜드의 패턴,
보통 흰색이 대표적이다)이 유행일 때는
그 패턴이 너무 예뻐 보여서
페이즐리 패턴이 프린트된 아이템을 여럿 샀다.

그리고는 계절이 흐르고 다시 보니
그 예뻐하는 첫 마음은 어디를 가고
또 새로운 유행에 지갑을 연다.


11.jpg?type=w773 출처: 월간디자인

그러다 보니 유행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무인양품(無印良品)’을 더욱 생각하게 된다.

언제 어느 시즌에 가더라도
한결 같은 느낌을 주는 브랜드

유행에 민감한 의류 브랜드는 아니지만
무인양품은 '변화가 없다'의 표현보다
'늘 두고 보기 좋은 한결같음'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muji.jpg?type=w800 출처: 무인양품


무인양품에는
일본의 문화적 전통 미학인
'와비(わび) - 사비(さび)'가 반영되어 있다.

*와비 : 훌륭한 상태에 비해 열등한 상태, 불완전한 아름다움
*사비 : 시간이 경과하여 변한 모습, 깊은 사색과 정신적 풍요로움

둘은 다른 개념이지만 이를 합쳐,
'부족해 보이지만, 그 내면의 깊이가 충만한 것'
으로 해석한다.

다소 철학적이어서,
깊이 생각해야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듯이
느껴지기도 하다.

와비사비를 스타일(style)로 얘기하면
자연스러운 여백의 미,
군더더기가 없는 절제미,
미완성의 미(美)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계속적으로 같은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고쳐 쓰고 재활용해서 쓰는 것까지도
와비사비의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image.png?type=w773 단순하지만 자연스럽고, 무리하지 않는 디자인의 무인양품 문구_ 스테이플러와 연필깎이 (출처 및 저작권: 무인양품)


와비사비의 스타일이 담긴 무인양품은
'개성과 주장이 강하게 표현되기보다는
심플한 모습으로 생활의 편안함을 찾고자 한다'라고
그들의 철학과 브랜드에 대해 말한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패턴이나
특정 색이 떠올려지기보다는
표백이나 염색을 거치지 않은 미색들이 많다.

또한 추가적인 장식이나 기능보다는
그 제품의 핵심 기능 자체가 곧,
그 제품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심심할 수도 있고
단순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시즌마다 유행하는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을 몇 해 째 반복하며
사고 버리고 하는 경험이 축적된 사람이라면,
부족한 듯 하지만 두고 볼수록
더 깊이 있는 무인양품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image.png?type=w773


무인양품처럼 유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늘 한결같음을 보여주며 피는 꽃 _ 꽃기린

꽃은 대부분 계절을 탄다.
특정 계절에 가장 화려하게 피고
또 그 시기가 지나면 져버린다.
그 시즌에 가장 예뻐 보이는 유행처럼
계절을 타는 꽃도 그러하다.

계절을 타는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사계절 내내 꽃을 피워 늘 두고 보기 좋은 꽃,
'꽃기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예전에, 베란다에 여러 식물을 두고 기르시는
아버지를 통해 ‘꽃기린’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옆에 있었던 알록달록한 꽃들 보다,
수수한 느낌의 꽃기린이 더 예쁘게 다가왔던 것일까?


이 꽃은 '베란다 식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테라스에 식물을 두고

가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키우거나

두고 싶어 하는 꽃/식물 중 하나이다.

우리 아빠도 그 사람 중 하나였겠다.


딱 꽃이라고 특정 짓기는 어렵고

꽃을 피우는 쌍떡잎식물에 속한다.


꽃이 솟아오른 모양이 기린을 닮아

꽃기린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image.png?type=w773


꽃기린은 다육식물로
여름철에는 일주일에 한번
가을/겨울철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줘도 되는,
난이도로 따지면 다소 쉬운 편에
속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일 년 내내 꽃을 볼 수 있고,
무심하게 키워도 꽃을 피워준다.

계절 따라 화려하게 피는 꽃은
금방 시들어버리고,
그렇다고 일 년 내내 상록수 과의
초록 식물만 보기에는 아쉽다면

초록 잎에서 귀엽고 수수하게 피어나는
'꽃기린'을 추천한다.


유행을 넘어 늘 자신의 색을 지켜가는
무인양품과
시즌을 넘어 사시사철 무심한 듯 피어나는
꽃기린처럼

언제나 한결같은 나다움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 Flower X Culture ]

Selene Editor. Brand J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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