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들인 요리와 그렇지 않은 요리의 차이
아이들을 위해서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만들어 봤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거의 사라지고 비어 팝에 가본 지도 오래돼서 요즘에도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파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젊었을 때는 꽤 자주 먹었던 음식 중 하나인데 말이죠. 시대가 바뀜에 따라 먹거리도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더 맛있는 것들이 많으니 이런 음식은 거의 찾질 않는 듯합니다.
제가 요리를 한다고 하면 간혹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음식을 맛있게 할 수 있느냐고 말이죠. 그때마다 제가 하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정성이 들어가면 무엇이든 맛있게 할 수 있다고요. 저는 비록 10년을 넘게 요리를 해왔지만 순전히 취미로만 해온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 때면 레시피를 몇 번씩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리를 하기 전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마음부터 다지곤 합니다. 그런데 간혹 시간에 쫓기거나 마지못해 요리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는 '10년 경력인데...'라며 자만에 찰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결과가 신통치 않더군요. 분명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똑 같이 요리를 한 것 같은데 그 맛은 정성을 들였을 때와 크게 달라지곤 합니다.
그런데 정성이라는 것은 일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이 없으면 정성이 들어갈 수가 없죠. 요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TV 보는 것을 즐기지 않아 그 프로그램을 볼 기회가 많지 않지만 어쩌다 간혹 보게 되면 속 터지는 장면들이 나오곤 합니다. 대부분은 주인공이 성의 없는 사람들이죠.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물론, 요리에 대한 열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나올 때면 답답함을 너머 불쾌함마저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왜 요리를 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방송 출연을 빌미로 마케팅에만 관심이 있는 듯한 태도는 분노마저 느끼게 합니다.
음식은 기본적으로 정성이 들어가야만 합니다. 정성 없이는 절대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골목식당의 장사 안 되는 음식점들이 상당수가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정성을 첨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정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맛이 없다면 그건 스킬이나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거나 잘못 배웠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면 음식 맛을 개선할 수 있지만 정성이 없으면 아무리 맛있는 레시피를 가져다줘도 음식 맛이 개선되기는 어렵습니다.
요리뿐만 아니라 세상 사는 모든 이치가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정성, 즉 열정 없이는 그 무엇도 잘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일에 예외가 있기 마련이니 어쩌다가는 열정 없는 사람들이 잘 사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할 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무슨 일이 되었든 열정이 없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가 아닌, 열정지수(PQ, Passion Quotient)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경영학을 하는 사람들은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개리 해멀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익숙하겠지만, 그분이 조직에 공헌하는 인간을 6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맨 아랫단계인 1단계가 순종, 그 위가 근면, 그 위가 지식입니다. 그리고 4단계는 이니셔티브라고 하는데 무슨 일이든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을 말하겠죠. 5단계는 창의성, 그리고 마지막 6단계가 바로 열정입니다. 개리 해멀 교수는 순종이나 근면, 지식은 이제 범용화 된 역량이라 어디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더 이상 차별화되는 요소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니셔티브나 창의성, 열정 등이 개인의 역량을 가름하는 기준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열정 일라고 합니다. 열정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만큼 열정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골목식당 얘기가 나왔으니 백종원 씨 얘기도 해볼까요? 그분의 요리 레시피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저는 그분의 열정만큼은 정말 본받을만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장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요리가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원하여 취사직을 선택한 일화, 소와 돼지, 닭 등 주요 육류에 대해 발골의 기술과 부위별 특장점을 담은 책을 펴낸 것, 중국과 동남아, 일본 등 해외 음식을 통해 자신의 요리에 대한 영감과 노하우를 얻기 위해 외국어를 습득하고 주기적으로 그곳에 나가 요리 체험을 하는 것 등은 그가 얼마나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가 오늘날처럼 성공할 수 있었겠죠.
꼰대 같은 이야기지만, 아쉽게도 요즘 사람들은 열정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물론 열정이 사그라들게 만든 주위 환경이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는 열정도 부족한 것 같아 보여 안타깝습니다. 열정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발휘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서 다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도 막상 닥쳐보면 수많은 난관과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며 무책임하게 선동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깊은 한숨이 나오곤 합니다. 삶이란 그렇게 짧은 시간에 판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환경이 어렵다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기성세대로써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도 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환경도 중요하지만 열정도 중요합니다. 환경을 탓하지만 말고 나의 일에 열정을 발휘해 보세요. 부족한 환경일지라도 열정이 있으면 가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케이준 치킨 샐러드]
(재료) 닭 안심 1마리분, 튀김가루, 계란, 소금, 후추, 청주, 채소와 과일
(소스) 머스터드 3큰술, 마요네즈 2큰술, 꿀 2큰술, 레몬즙 2큰술(레몬즙이 없다면 레모나를 녹여서 사용해도 됩니다. 그것도 없으면 생략...)
닭 안심살을 청주와 소금, 후추에 마리네이드 해둡니다.
튀김가루에 계란을 섞어준 후 재워뒀던 닭 안심살을 넣고 옷을 입혀줍니다.
빵가루를 입힌 후 조심스럽게 튀겨냅니다.
접시에 신선한 채소들을 손으로 찢어 얹은 후 과일을 얹어줍니다.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한 소스를 부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