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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만들기의 팁

목차와 제목 정하기(3)

by 양은우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목차 만들기의 팁


부, 장, 절은 어떻게 나누죠?


여기에서 ‘부와 장, 절을 어떻게 나눠야 되는 거죠? 기준이 있나요?’하고 질문하고 싶어 질 것이다. 당연히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글의 성격이다. 글의 성격이 다르면 무조건 나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원고의 예를 들어보자. 이 원고에 들어있는 내용들은 무척 방대하고 다양하다. 책을 쓰기에 앞서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들도 있고, 실제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알아야 할 내용들도 있으며 원고 집필을 끝낸 이후에 참고가 될만한 사항들도 들어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글들이 하나로 묶여서는 안 된다. 책을 쓰기 전에, 책을 쓰는 동안에, 책을 다 쓴 후에 알아야 할 내용들로 그룹핑을 하면 보다 쉽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리하여 각각의 내용을 1부, 2부, 3부로 묶었다.

2부는 실제로 책을 쓰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 안에도 서로 다른 내용들이 들어 있다. 주제와 콘셉트를 정하는 방법에 관한 글도 있고 목차와 제목을 정하는 글도 있으며,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에 관한 글도 있다. 또한 문장을 읽기 편하게 쓰기 위한 방법도 들어 있다. 이 각각의 글들은 성격이 다르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별도의 장으로 분류하였다.

다시 주제와 콘셉트를 정하는 방법에 관한 글도 그 하위에 성격들이 다른 글들이 있다. 주제를 뽑아내는 다섯 가지 방법, 후보 주제 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콘셉트를 정하는 방법, 유사 도서나 경쟁 도서를 조사하는 방법, 주제를 확정하기에 앞서 출판사와 독자의 입장에서 점검해보는 방법 등이 있다. 이것들을 별도의 절로 구분하였다.

이처럼 부-장-절을 나누는 기준은 글의 성격이다. 한 권의 책은 성격이 다른 글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만, 그 글들이 하나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가 되어야 한다. 즉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서포트하는 것이다.


부, 장, 절은 몇 개나 되는 것이 적절한가요?


또 하나의 의문이 들지 않는가? 도대체 부나 장, 절은 몇 개가 되는 것이 적절할까? 이것도 답은 없다. 우선 부는 가장 큰 단위이므로 많지 않은 것이 좋다. 2~3개 정도가 적당하다. 부가 없이 장으로만 구성한다면, 300쪽 정도의 책에서 4개 내지 5개 정도가 적당해 보이지만 이보다 더 많아도 상관없다.

하지만 4개 미만으로 내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장이 적다는 것은 장을 이루는 분량이 많다는 것이다. 만약 300쪽짜리 책이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한 장의 분량이 거의 100쪽에 가까워지므로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여길 수 있다. 나도 그렇지만 ‘이거 어디에서 끝나지?’하며 자꾸 페이지를 헤아리게 되는 책은 지루해서 읽기 싫어질 수도 있다.

정해진 규칙은 절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한 장의 분량은 50쪽에서 60쪽 정도가 적당할 듯싶다. 이 안에 몇 개의 절이 들어간다면 절마다 10쪽을 조금 넘는 분량으로 채울 수 있다. 다시 그 아래 세부 제목이 들어가기도 하므로 그렇게 되면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빠르게 읽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배열하는 순서도 있나요?

글을 싣는 순서도 중요할까? 당연하다. 나열식 책은 목차를 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부담 없는 방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서를 무작위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 『주식회사 고구려』는 앞의 목차에서 본 것처럼 고구려를 ‘강한 나라와 장수한 나라’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고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비결, 장수한 나라가 될 수 있는 비결을 끌어내어 기업 경영에 접목하고자 했다.

강한 나라에서는 비전과 조직문화, 인재육성, 경제활동 등을 다루었고, 장수한 나라에서는 리더십과 다양성 경영, 위기관리, 스피드 경영 등을 다루었다. 무엇이 먼저 와도 상관이 없긴 하지만 리더십이나 인재육성 등을 말하기 앞서 비전이나 조직문화 등을 언급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고 인재육성이나 경제활동을 먼저 다룬 후 비전이나 조직문화가 나오게 되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 왜 비전 얘기가 이제야 나오지?’라며 거북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나열식인 경우에도 우선순위나 상대적인 중요도 등을 따져보고 글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하나, 책을 쓰는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누구도 잘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 책은 보통 앞의 1/3이 중요하다. 책 읽기를 독자 입장에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면, 앞의 1/3은 비교적 집중해서 읽는다. 하지만 중간의 2/3 부분은 약간 몰입이 떨어진다. 그러다가 나머지 3/3 정도에 이르면 다시 집중이 된다. 우리 학교 다닐 때 교과서나 참고서도 앞의 1/3 정도만 새까맣고 뒤로 갈수록 새책이나 다름없지 않았던가?

독자들은 무척 편향적이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흥미를 느끼지만 그렇지 않으면 쉽사리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책도 초반 1/3 부분에서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면 안 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독자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내용들을 전반부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흥미 위주 혹은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후 1/3~2/3 영역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내용을 배치한다. 그리고 마지막 후반부에 중요한 내용이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내용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300쪽의 내용이 모두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성을 가질 수는 없다. 오히려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것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글 중에는 저자가 상대적으로 애착이 가는 내용이 있고 쓰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내용도 있다. 저자가 좋아하는 내용을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부분에 배치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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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전체를 4 등분한 후 초반 1/4은 유인할 수 있는 내용, 2/4는 다소 어려운 내용, 3/4 부분은 가볍고 재미있는 내용, 마지막 4/4 부분은 평이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다. 내가 쓰는 글을 어떻게 배열하면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관심을 유지하며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도 목차 배열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용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책의 내용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답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이다. 자존감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 혹은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 반 정도는 되어야 한다. 책 쓰기에 관한 책을 쓰면서 왜 책을 써야 하는가, 책을 쓰면 좋아지는 것, 자기 자랑 - 자기가 얼마나 많은 책을 썼으며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등의 내용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을 말한다. 그거 별로 안 궁금하거든! - 등으로 반 이상을 채운다면 그건 절대 좋은 책이 아니다. 그러한 내용이 들어가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좋긴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채에 불과하다. 막상 메인 요리는 볼품없거나 먹어도 배가 고프게 느껴질 수 있다.

핵심은 한 번도 책을 써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쉽게 책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이어야 한다. 책 쓰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쓰고 싶은 주제나 콘셉트를 정하고, 목차를 도출하고, 300쪽에 달하는 원고 분량을 채우고,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가 관심을 가지고 봐 줄 수 있도록 원고 투고 양식을 작성하는 것 등이 책을 쓰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내용이 적어도 2/3 혹은 3/4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 책의 맨 앞부분에서 다룬 ‘책 쓰기와 로또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은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일 뿐이지 그것이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는 안된다.


꼭지 글(절)의 분량은 통일해야 하나요?


각 꼭지에 들어가는 글의 분량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간혹 인터넷 등에서 책 쓰기 강의를 하는 것을 보면, A4 용지 2장 내지 2장 반 정도의 내용을 40 꼭지 정도 쓰면 책 한 권 정도의 분량이 나온다고 하는 얘기를 볼 수 있다. 물론 책은 각 장이 균등한 분량을 가지는 것이 좋지만 모든 꼭지를 A4 2장 내지 2장 반에 맞추어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나 책을 처음 쓰면 분량 조절이 꽤나 어렵다.

어떤 꼭지는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고 어떤 꼭지는 이야기가 짧아질 수도 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여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짧은 글을 굳이 분량에 맞추려고 하면 쓸 데 없는 이야기들이 들어가야 하고, 긴 글을 분량에 맞추려고 하면 필요한 이야기들이 누락될 수 있다. 일단 처음 쓸 때는 꼭지 글의 분량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마시라. 난 지금까지 많은 책을 썼지만 꼭지 글의 분량이 문제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뒤에서 글을 늘리고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룰 테니 너무 걱정 마시라.


상세 목차 만들기


집을 지을 때 기반을 다진 후, 주춧돌을 놓고 기둥과 서까래를 놓으면 전체적인 집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책에서는 큰 목차, 장의 목차가 된다. 큰 목차는 책의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해준다. 큰 틀에서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지만 그것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기둥이나 서까래의 모양만 보고 집의 완성된 형태를 떠올리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책의 내용을 조금 더 짐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큰 목차를 설명해주는 하위 목차들이 필요하다. 짧은 꼭지 글에 제목을 붙인 것인데 이를 세부 목차 또는 상세 목차라고 한다. 기둥과 서까래가 만들어지고 나면 벽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 것이며, 지붕은 어떤 재료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 것인지, 문과 창은 어느 곳에 어떤 형태로 달 것인지 정하면 비로소 대략적인 집의 완성도를 상상해볼 수 있는 것처럼 세부 목차가 만들어지면 책에 담길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세부 목차는 큰 목차를 다시 세분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세분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위의 세부 목차들을 모았을 때 상위의 목차가 충분히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즉 세부 목차들을 모두 모았을 때 상위의 큰 목차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들이 가급적 빠짐없이 포함되어야 하며 서로 중복되어서도 안 된다. 세부 제목들을 보면 큰 제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획의 개념을 조금 차용하자면, 큰 제목과 세부 제목을 정할 때는 로직트리의 개념을 사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분해하면 기계장치와 같은 하드웨어가 있고, 그것을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곳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있다. 이것들을 다 모으면 스마트폰이 되어야 한다. 기계장치인 하드웨어는 다시 케이스, 디스플레이 모듈,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거꾸로 이것들을 다 모으면 하드웨어가 되어야 한다.

조금 설명이 복잡하긴 하지만 논리적으로 목차를 정하려고 하면 위의 로직트리처럼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 책을 쪼갰을 때 나올 수 있는 큰 목차를 정하고, 다시 큰 목차를 세부 목차로 쪼개 나가되 그것들을 다 모으면 하나의 책이 되어야 한다. 만약에 이 개념이 잘 이해가 안 간다면…, 과감하게 건너뛰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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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알 수 있는 제목?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


이제 목차 제목을 짓는 방법에 대해 다루어보자. 목차 제목을 정할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제목만 보고도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내용을 압축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전자의 경우 제목만 봐도 본문에 담긴 내용을 짐작할 수 있고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알 수 있다. 반면 독자의 흥미는 반감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지만 본문에 담긴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책을 다 읽지 않고서는 무슨 내용을 말하려고 했는지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보자.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전문가 수준에서 수행하려면 적어도 1만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이 개념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소개한다고 할 때 제목을 두 가지로 붙일 수 있다.

(방법1) 전문가 수준에 이르기까지 투입되는 시간의 양은?

(방법2) 1만시간의 법칙

방법 1은 그 제목만으로 하고자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지만 그 필요시간이 1만시간이라는 것은 본문을 읽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방법2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뭐지?'라는 호기심을 끌어낼 수 있지만 본문을 읽기 전까지는 그 내용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음은 어떤가?

(방법 1) 학습된 무기력

(벙법 2) 전기충격을 받은 개들이 울타리를 탈출하지 않은 이유는?

이 내용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마틴 샐리그만(Marting Seligman)이 주장한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내용을 설명하는 내용일 것이다. 방법 1과 같이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제목은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무기력이 학습에 의해 나타날 수 있구나’하고 내용을 유추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방법 2와 같은 제목은 내용을 짐작할 수 없게 하는 대신 호기심을 끌어당길 수 있다.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책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문서적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내용의 책 등은 직설적인 제목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

게리해멀이 지은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책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장. 지금 중요한 것은 가치이다.
1. 중요한 것을 앞에 두라
2. 시련 속에서 학습하라
3. 땀의 가치를 재발견하라
4. 자본주의의 위험한 자만심을 버려라
5. 고귀함을 되찾아라
2장. 지금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1. 혁신을 고수하라
2. 최고의 혁신기업 목록을 만들라
3. 디자인 의식을 고취시켜라
4. 혁신의 문외한을 혁신의 프로로 만들라
5. 애플을 해부하고 분석하라
3장. 지금 중요한 것은 적응성이다
......


저자가 주장하는 상세한 내용은 책의 본문을 읽어보아야만 알 수 있지만 그가 주장하려고 하는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는 대략 제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어떠한 분칠도 되어있지 않고 담백하게 말하고 싶은 것 위주로 제목을 뽑았다. 반면 자기계발서나 소설, 수필 등은 흥미를 끄는 제목이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기회
1장. 마태복음 효과
미스터 하키로 성장하는 법 / 법칙에 돌을 던져라 / 캐나다 하키를 지배하는 철의 법칙 / 생일이 빠른 아이들과 하키의 상관관계 / 누적적 이득의 치명적 효과 / 또래 중 가장 큰 아이라는 특권
2장. 1만 시간의 법칙
멍청한 학생에서 천재 프로그래머로 / 진정한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한 매직넘버 / 첫 번째 증거: 밤샘 프로그래밍의 기억, 빌 조이 / 두 번째 증거: 비틀스, 차별화된 밴드의 비밀 / 세 번째 증거: 행운의 여신, 빌 게이츠를 쏘다 / 특별한 기회, 그리고 부자들의 타이밍
......


마태복음 효과는 무엇이며, 1만 시간의 법칙이 무엇인지 소제목에서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본문을 읽어보아야만 그 내용을 알 수 있고 소제목들도 흥미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제목을 읽어보면 궁금증이 생기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나 수필 등은 이런 형태로 제목을 짓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둘을 혼합한 형태의 책도 있다. 내가 쓴 『워킹 브레인』의 목차를 살펴보자.

브레인 리더십(Leadership)

하버드 MBA를 8세 수준으로 만드는 멀티태스킹
멀티태스커는 정말 능력자일까?
마리화나를 피웠거나 밤을 꼬박 새웠거나
A급 인재를 B급으로 만들지 마라

뇌는 지위감을 느낄 때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다
오이를 땅바닥에 내팽개친 원숭이
공정하지 못한 대우는 지위감의 상실을 가져온다
평가나 보상 못지않게 과정에서의 공정을 중시하라

자극이 없으면 뇌는 기계화되고 만다
‘우물 안 개구리’의 우물이 없어지면?
‘있음 직한 탈선의 네트워크’가 우뇌를 발달시킨다
수줍음 타는 동물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라...
(하략)


이 목차를 보면 어떤 것들은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짐작될 수 있도록 하였다. 나와 출판사 사이의 적절한 콜레보레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목차인데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목차를 정하는 정하는 것도 나름 트렌드를 탄다. 요즘에는 꼭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흥미를 끌기 위한 형태의 제목을 짓는 경우가 많다. 많은 책들의 제목이 내용을 압축하기 보다는 흥미를 끌기 위한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출판 과정에서 편집을 거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내용을 압축한 세부제목을 붙이면 독자들의 흥미가 반감되어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호기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목차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형태로 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목차만 보고 ‘어, 재밌겠다’라고 선택했다가 속았다는 기분을 느끼는 책들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어쩌면 그만큼 출판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저자가 목차를 만드는 목적은 책의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잡기 위함이다. 책을 쓰기에 앞서 목차를 정할 때는 내용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흥미를 끄는 형태의 제목은 출판사와의 편집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 처음부터 그런 식의 제목을 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게다가 저자가 만든 제목은 출판사와의 편집 과정에서 상당부분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제목보다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중심으로 목차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차를 정할 때 다음과 같은 도표를 만들어 놓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래는 내가 처음 이 책을 쓸 때 만들어 놓은 초안이다. 글을 쓰다 보면 이 내용들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큰 틀을 만들어 놓고 시작하면 글쓰기가 훨씬 쉬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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