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룸'의 대가

인생을 후회 없이 살려면...

by 양은우

작년 가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내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LG전자에서 첫번째로 모셨던 임원분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내게 문자를 보내 좋은 책을 썼다고 칭찬해 주실 정도로 건강하셨기에 갑작스러운 임종 소식은 날 놀랍게 만들었다.

그 분이 돌아가신 걸 알고 난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후회스럽다는 것이었다. 그 분은 내가 사회에서 제일 처음 모신 임원이었다. 더불어 내가 과장으로 진급할 때, 그리고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분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내게 도움을 많이 주셨고 거의 10여년 동안을 같이 지냈기에 공유할 수 있는 기억도 많은 분이다.


내가 회사를 옮기고 그분도 회사를 그만두면서 서로 연락이 끊겼다가 거의 15년 만에 다시 연락이 되었다. 연락이 다시 이어졌을 때 바로 찾아 뵈었으면 좋았으련만 여전히 어렵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해서 언제 한 번 찾아 뵙겠다며 막연하게 미루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쓴 [주식회사 고구려]가 출판되었는데 그 분께서 친히 읽어 보시고 격려의 문자를 보내 주셨다. 미안한 마음에 한 번 찾아 뵙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마침 새로운 책의 출간이 오늘 내일 하고 있었기에 그 책이 출판되면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또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운명은 그렇게 정해진 것일까? 출간하기로 한 새 책의 출판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그 사이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책이 나오기 힘들어지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나는 그 분을 찾아 뵐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그 분이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후배를 통해서 그 분의 부고를 듣는 순간, 난 무너지듯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너무나 허무하고 후회스러웠다. 집에서 그리 먼 곳도 아니었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손쉽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였는데 왜 그토록 미루었는지. 이제는 찾아 뵙고 싶어도 찾아 뵐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나니 그렇게 미루기만 한 것이 무척이나 후회스럽고 죄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을 뒤로 미루며 산다. 공부도, 일도, 사람도, 그리고 사랑도….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하기 싫다는 이유로, 내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 없다는 이유로, 아무 이유도 없으면 그냥 무기력하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렇게 뒤로 미룬 일들은 언젠가는 후회로 다가오는 게 세상살이의 이치인 것 같다. 그런 미루는 습관 때문에 인생은 뒤돌아보면 늘 만족스러운 일 보다는 후회스러운 일이 더 많이 남아있는 것 아닐까?

인생을 후회 없이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미루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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