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팔로워, 이렇게 만들었다 ①

시간 약속

by 김뚜루

인스타툰 <삼우실>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신경썼던 부분 중 하나는 업로드 날짜였다. 정규방송 편성 시간이 중요하듯 인스타툰도 규칙적인 시간대에 업로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독자들이 "어? 오늘 삼우실 올라오는 날인데?" 하고 인지하고 보러 오기 때문이다.


무슨 요일에 올릴까, 어떤 시간에 올릴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매주 화목 오후 5시에 업로드하기로 결정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너무 적고, 일주일에 두 번은 올려야 바이럴이 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타깃이 직장인이다 보니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부담없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오후 5시에는 올려야 오후 6시쯤 직장인들의 피드에 삼우실 툰이 노출될 거라 생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고 본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시달린 사람들이 오후 6시 칼퇴 아니고 정시퇴근하자마자 삼우실 툰을 보고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댓글창꼰대 상사를 물고 씹고 뜯는 대환장 파티의 장이 되었고, 동시에 미생들이 서로의 노곤함을 달래는 위로와 공감의 장이 되었다.


매주 화목으로 정했던 이유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기승전'으로 치닫는 때가 화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요일은 월요병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고, 금요일은 꼰대 상사의 면상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불금이기 때문에, 삼우실 툰이 대나무숲의 기능을 하려면 화목이 최적이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를 올리던 날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팔로워가 아직 삼십여 명에 불과할 때였다. 업로드 직전 결점이 보여서 막판 수정을 하는데, 속으로 너무 쫄리는 거다. 으악, 좀 있음 오후 5시인데 어떡해, 어떡해!!! 정작 사람들은 아무 관심도 없긔... 내가 오후 5시에 올리든 6시에 올리든 뭐라 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혼자 아주 요란법석 호들갑을 떨었다.


내가 정한 약속시간을 지키고 싶었다. 아니 지켜야 했다. 초창기라 독자들은 아무도 몰랐지만, 나는 알고 있으니까! 에이, 어차피 지금 팔로워 삼십 명밖에 안 되는데 뭘... 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만든 규칙을 나 스스로 어기면 앞으로도 계속 업로드 일정이 들쑥날쑥해질 것만 같았다.


그 후로도 여러 번 으악, 어떡해 어떡해,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지만 규칙적인 업로드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일정 시점이 지나자 한 팔로워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너무 재밌어요. 언제 언제 올라오는 거예요?" 그때 당당하게 답글을 달았다. "매주 화목 오후 5시에 올라와요^^"라고.



소셜 스토리텔링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규칙을 세우는 것, 그리고 그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나 혼자만 아는 규칙 같고, 지키든 말든 누가 알겠냐 싶지만 그 규칙성이 독자를 단단히 잡아둘 때가 반드시 온다.


다만, 규칙은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소셜 스토리텔링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매주 화목에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평생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꾸준히 매주 화목 오후 5시에 올려보고, 팔로워도 안 늘고 반응도 별로 없다면 과감하게 업로드 날짜를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육아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인스타툰을 만든다 치자. 그럼 업로드하는 시간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는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올리는 게 좋을 것이다. 아님 육퇴 시간대인 밤 10시 전후로 올리거나. 내 타깃의 눈과 귀가 가장 열려 있고 그들의 손꾸락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를 찾아야 한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유명한 인스타툰 몇 개를 참고해 찬찬히 뜯어보자. 일주일에 몇 개 올라오는지, 무슨 요일에 올라오는지, 어떤 시간대에 올라오는지 등등 살펴보면 내 인스타툰의 '타깃 오리엔티드' 업로드 타이밍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이건 인스타툰뿐 아니라 유튜브, 틱톡 등 모든 소셜 스토리텔링에 적용되는 법칙!!)


실은 이 글도 (업로드한) 월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쓰였다. 월요일에 도무지 글 쓸 시간이 나지 않을 거 같아서 미리 써두고 있다. 왜? 내 브런치 독자들께 약속했으니까! 매주 월요일에 매거진 <세상에 없던 오리지널리티 기획>을 연재하기로 셀프 약속하고 공표했으니까! (하지만 독자들은 관심이 없긔?ㅋㅋㅋ)


그런데 9월 한 달만 매주 월요일에 쓰고 10월엔 좀 조정이 있을 거 같다. 계획한 일이 있기도 하고... 뭐, 소셜 스토리텔링은 생물이니께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