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뭔가가 되고 싶었다'면 요즘은 자꾸만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송골송골하게 맺힌다. 그 마음을 애써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걸 보면 그 뭔가를 해야만 사라지는 마음이겠구나, 싶다.
봉이 김선달처럼 사람들에게 내 아이디어를 팔아볼까.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실버 창업을 해볼까.
오징어게임을 넘어설 제2의 ott 시나리오를 써볼까.
텀블벅 펀딩을 해볼까 등등.
머릿속은 하고 싶은 것들로 가득 들어차는데 한 곳으로 쏟아내질 못하니 마음이 붕 뜬다. 마음이 붕 뜨는 이유는 사실 마음 때문이다. 첫째,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가 새로운 실험을 하기엔 가계대출이 너무 많고 딸린 식솔이 많다는 현실적인 마음. 둘째, 나 자신에게 쏟는 시간과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은 정비례할 수 없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율을 맞추고 싶다는 마음.
그러던 중 오랜 지인과 때아닌 작당 모의를 하게 되었으니. '재밌는 삶'을 위해 '재밌는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닿았다. 각자 발 딛고 선 곳에서 두 발은 떼지 않은 채, 다만 두 팔을, 아니 네 팔을 휘저어 재미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기로 했다.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고, 진짜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