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윗집에 산다 ②

층간소음 박살내는 드라마

by 김뚜루

빌런의 윗집에 산다 ①


씬12. 동 아파트 1층 우편함 앞 (낮)

2003호 우편함을 뒤적이는 선을. 우편물 뭉텅이로 꺼낸다.

맨 앞 보험사 우편물에 수신인 ‘신병도’라고 적혔다.

선을 (중얼) 신병도...


씬13. 2003호 병도의 집 앞 (낮)

선을, 벨 누르면. 나정(병도 아내) 나온다.


선을 (모자 푹 눌러쓴 채) 우체국에서 왔습니다.

나정 (문 열고 나오면)

선을 (n, 우편물을 줄락말락 집 안 살피며) 둘만 사나..?

나정 (받을락 말락) 뭐 하세요?

선을 (멋쩍은 웃음) 아이고, 죄송합니다. (우편물 주고 윗 계단으로 올라가면)

나정 뭐야(↘)... (받아든 우편물을 보고는 황당) 뭐야(↗)...?


<인서트 / 우편물>

‘대한적십자사 지로영수증 세대주 귀하’라 적힌 우편물이고.

씬14. 2103호 앞 (낮)

선을, 우체국 모자와 조끼를 벗고 머리를 재정비한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조끼를 꺼내 입는데. ‘강남구보건소’라 적혔다.

선을이 벨을 누르면, 느릿느릿 나오는 노인네(남, 70대 후반).


선을 (벨 누르면)

남노인 (e) 뉘쇼.

선을 보건소에서 왔습니다.

남노인 (문 열고 나온다. 도로 닫히는 문)

선을 백신 접종 추진위원회 강남분소에서 왔는데요.

남노인 근데.

선을 백신로또, 아시죠? 정부에서 접종률 높이려고 여행복권 만들었잖아요.

남노인 그런 게 있어?

선을 (스티로폼 판넬 들며) 짜잔!

<인서트 / 판넬>

‘제주도 보름살이 여행권’이라 적힌 판넬


선을 (텐션 업) 제주도 여행권 당첨되셨습니다!

남노인 잉?

선을 이게요, 백신 접종 대상자는 자동 응모하게 돼 있거든요.

남노인 가만있어 봐. (비번 눌러서 문 열고) 여보! 마누라! 나와봐.

여노인 (나오며) 왜 또..

남노인 (판넬 주며) 제주도 여행 당첨됐다는데?

여노인 (못 믿겠는, 판넬 보며) 어어? (선을의 보건소 조끼 보더니) 시상에..! (화색) 안 그래도 제주도 가고 싶었는데. 진짜예요?

선을 (종이와 펜 내밀며) 자, 여기 성함 연락처 사인 적어 주시구요. 날짜가 픽스되어 있어서 서두르셔야 돼요.

남노인 (사인하며) 막상 가면 돈 더 쓰고 그런 거 아냐?

선을 에이, 어르신. 백프로 공짜. 제세공과금도 없다니까?

여노인 (선을의 손 덥석 잡고) 얼굴도 잘생겨가지고. 복 받을 거요, 총각.

선을 (종이와 펜 돌려받고) 자세한 내용은 전화로 말씀드릴게요. (노부부 들어가면) 예쓰! (콧노래 부르며, 엘리베이터 잡아탄다)


씬15. 엘리베이터 안 + 1903호 앞 (낮)

19층에서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인테리어 인부(남, 50대)가 엘리베이터 잡고 공구 카트를 옮기는데.

선을, 고개를 빼꼼 내밀어 1903호를 쳐다본다.

현관문 활짝 열린 틈새로 인테리어 인부들이 작업하는 모습 보인다.


선을 1903호 지금 인테리어 해요?

인부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네.

선을 그럼 아무도 안 살아요???

인부 인테리어 하는데 어떻게 살아, 공실이지.

선을 (혼잣말) 어? 뭐지..?


씬16. 지하1층 엘리베이터 앞 (낮)

엘리베이터 내리는 선을. 새봄에게 전화를 거는데, 받지 않고.

선을 아랫집도 아닌데.. 왜 했지...? (새봄에게 문자 쓴다)


씬17. 새창일보 면접장 (낮)

‘새창일보 신입기자 최종면접’이라 적힌 플래카드 걸려 있는 회의실.

테이블에 임원들(남녀, 50대) 네 명 정도 앉아 있고.

맞은편엔 정장 입은 새봄이 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


남임원 요새 사회 갈등 문제 심각하잖아요. 이 갈등에 대한 해법까지 제시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보는데.

새봄 (보면)

남임원 예를 들어 이웃 간 층간소음 같은 거? 새봄씨 생각은 어때요? 어떤 해법이 있을까.

새봄 (고민) 음..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돼요?

남임원 (끄덕이며) 어우, 그럼요.

새봄 전.. 건설사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임원 (보면)

새봄 싸구려 자재 쓰고. 부실시공하고. 층간소음 고통을 알면 그렇게 얼렁뚱땅 대충 지을 수 있을까요? 건설사 사장들도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원들 (롸???)

남임원 (황당) 아니 그럼 뭐.. 복수라도 하자고?

새봄 (비장한)

씬18. 새창일보 1층 로비 (낮)

보안 출입구를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새봄. 방문증 목걸이를 뺀다.


새봄 너무 솔직했나. 올해 공챈 끝인데..


새봄, 폰을 꺼내 확인하는데. 선을에게서 부재중 통화 1통, 문자 1통 와 있다.


<인서트 / 문자>

‘아랫집 공실이던데.. 혹시 앞집 사세요?’


새봄, 선을에게 답장을 쓴다.


씬19. 센트럴리버파크 지하주차장 (낮)

선을, 차에 올라타려는데 문자 알림 울린다. 문자를 읽는 선을.


새봄 (e) 제가 어디 사는지 중요해요? 2003호가 가해자라는 게 중요하지.

선을 에이.. 어디 살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이야. 내가 돈 버는 게 중요하지.


검은색 승용차가 105동 입구 앞에 끼익 멈춰 서고. 뒷좌석에서 병도 내린다.

선을 (갸웃) 봤는데.. 어디서 봤지..?


<인서트 / 플래시백. 씬8>

전광판 뉴스에 뜬 병도 영상

선을 어어어..! 헤븐건설 신병도..!! 어? 신병도...?


<인서트 / 플래시백. 씬12>

수신인 ‘신병도’라고 적힌 우편물


선을 (입틀막) 대애애박..! 2003호가 헤븐건설 신병도 사장...?!


씬20. 지하1층 엘리베이터 앞 (낮)

선을, 몸을 낮추고 엘리베이터 안을 들여다본다. 병도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스르륵 닫히고. 엘리베이터 한 번도 서지 않고 20층에 멈춰선다.


선을 맞네. 어우, 이거.. (새봄에게 전화 건다) 우리 만나야 될 거 같은데요?


씬21. 병도의 집 거실 (낮)

병도, 넥타이 풀며 소파에 털썩 앉는다. 양말 한쪽씩 벗어 쎄게 내던지면.

‘저 인간이 또 또’라는 표정으로 체념하며 양말공 줍는 나정.


병도 (전화 받으며 급발진) 뭐? 야아아아!!! 내가 너 그런 일 하라고 월급 주잖아!! 무조건 빼, 무조건!! (끊고) 홍보실장이란 놈이 기사 하날 못 빼서..

나정 (양말공 펴며) 제보잔.. 아직이에요?

병도 씨.. (혀를 차고)

나정 간도 커.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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