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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정 Aug 12. 2024

셀피시노마드, 나의 인생 선언문

50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멈춤, 그리고 새로운 시작"


사춘기때 여드름이 얼굴을 덮고, 호르몬 폭발로 모든 게 심드렁하던 반항아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 못 생기고 볼품없다고 생각해서, 부모님은 나를 왜 이렇게 못 생기게 나았을까? 원망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 내게, 지나가는 할머니들과 중년 어르신들은 "이쁘다 이쁘다" 하셨다. 그때는, 위로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젊음" 자체가 이쁜 것임을.


대학교를 들어가는 것도, 취업을 하는 과정도 결코 녹녹치 않았다. 하지만 취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서는 다른 게임이 시작됐다. 어떻게 보면, 부모님의 돈과 열정, 자신의 노력으로 통과했다면, 사회는 여러 사람과의 이해관계, 설득, 정치, 커뮤니케이션 등 차원이 다른 관문이다.


직장 생활은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성과를 상사가 가로채거나, 동료들이 중요한 정보를 숨겨 회의 시간에 당황하기도 했다. 때로는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맡아 좋은 결과를 냈지만, 공은 다른 이들이 가로챘다. 이런 상황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방법은 어느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았다.


매해 진행되는 고과와 승진에 누락되지 않으려고, 고과에 따라 받게 되는 인센티브와 연봉에 목숨을 건다. 열정과 순수함을 가졌던 나라는 인간은, 조직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된다. 지극히 사무적이고 일 중심, 성과 중심으로.


아이러니는,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일을 더 많이 떠맡게 된다. 맡은 일을 쳐내느라, 같이 일하는 동료, 부하 직원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오직 결과물, 성과만이 안중에 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경제적인 안정은 삶의 큰 버팀목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도 있었다.


어느새 나는 일하는 기계가 되어버렸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차를 탄 것 같았다. 주말에 잠시 멈추었다가도, 월요일이 되면 다시 속력을 내며 달렸다.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 마음은 점점 건조해졌고, 사람들과의 대화도 지극히 사무적으로 변해갔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희끗희끗 흰머리와 주름이 있는 중년의 사람이 보인다. 회사에서 잘 나가고 승진을 거듭하던 사람도 예외 없이 정년 퇴직, 은퇴라는 문 앞에 서있게 된다.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짜릿짜릿하던 순간도, 승진을 하며 자부심을 느끼던 그 마음도 다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갑자기 20대에 처음 느꼈던 막막함을 다시 경험한다.

"내가 잘 하는게 뭐지? 나는 누구지?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하나?" 


무엇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 왔을까?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확신하며 걸어왔던 길들이 맞는 걸까?

그 길이 맞다면, 지금의 이 공허함은 무엇일까?

"멈춤" 이 없었다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비로소 기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고, 하늘을 보고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을 보게 된다.


잠시 멈추어 너를 돌아 봐.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처음에 너의 모습이 어땠는지 돌아 봐.

하늘도 보고, 자연도 느끼고 별거 아닌 소소한 얘기들을 하며 "까르르' 웃는 기쁨도 느껴봐.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진정한 기쁨을 찾아서 나머지 인생을 살아. 


이렇게 신이 말하는 건 아닐까?

멈추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

그래서 은퇴는 어쩌면 신의 선물은 아닐지.



네 번째 뉴스레터의 주인공은 30년간 은행에 근무하고 임금피크제를 맞은 여성 지점장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쉼 없이 목표를 향해 달리다, 이제는 멈추어 삶의 가치를 되새깁니다.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는 비단 그녀뿐만 아니라 나의, 그리고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어떻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을까요? 그녀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당신의 인생 2막을 위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셀피시노마드 뉴스레터 보러가기"

https://maily.so/selfishnomad/posts/63ba89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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