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가 쇼핑 안 하게 된 이유

도둑맞을 수 없는 것을 키우자

by 작은 용기

연예인 솔비는 2011년도에 2억 원어치 각종 리미티드템 등등을 도둑맞았다고 한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까워하고 왜 도둑을 못 잡을까 생각도 하다가 내린 결론이 있다.


“도둑맞을 수 없는 것, 내 내면을 키우자 “


이 말을 듣고, 내 소비가 부끄러워졌다. 스물한 살쯤 읽은 한 작가의 책 제목에 ’스무 살이라면 읽어야 할 것‘ 뭐 이런 책에서도 얼굴을 예쁘게 꾸미기보다 내면을 키워라는 조언을 얻곤 했는데 참 어렵다.


SNS을 3분만 해도 각종 광고템이 내 소비를 자극한다. 그러나 내 내면을 키우겠다고 다짐한 순간, 자연스레 넘기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스무 살 초반에 면세점에서 백화점보다 싸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담다가 35만 원어치 화장품을 산 적이 있다. 평소 500원 정도 하는 젤리도 건강식품이 아닌데 사 먹기 아깝고 싫어서 소비를 일절 하지 않는 나로서는 거금의 화장품들이었다.


이것저것 담을 때 살 수 있어서 감사하게 그냥 담았는데 허허 막상 내 손에 들린 건 생각보다 컸던 면세점 쇼핑백 한 두 개와, 일반 사이즈의 쇼핑백이었다.


그때 소비의 허무함을 느꼈다. 아마 성인이 되고 스스로 결정한 가장 큰 소비였을텐데 그게 화장품이라 허무했나 보다.


그리고서 꾸밈비에는 소비의 즐거움을 못 느꼈던 기억이 난다. 거의 십 년이 다 되어가도 그 템은 (내가 화장을 잘 안 해서 그런가) 남아있지만, 그 화장품들을 볼 때마다 어릴 적 소비에 대한 내 생각은 까먹어서 오랜만에 이렇게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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