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19 PM 2:00(잠실 야구장) - KIA 8 : 두산 4
원래 나는 어제 이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다. 한 달 전부터의 계획.
앞단지 친한 부부와 가족 동반으로 가려 했는데 기아 타이거즈의 참담한 성적에 그 뜻을 접었다.
2025.4.19 PM 2:00(공덕동 FRONT 1) - 정선희(사랑주니) 작가님 북('오십에 만드는 기적') 콘서트
나는 이 곳에 갔다. 일주일 전의 변경.
주저가 확신이 됨, 기적이 나의 곁에 옴.
새롭게 시작한 토요 재활 치료를 세브란스 병원에서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은 후 점심 약속 장소로 출발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탔다.
단톡방에 '사랑주니' 님 카톡이 와 있었다.
'제주의 갑작스런 돌풍으로 비행기들이 문제가 생겨 9시 20분 비행기가 결항되었어요. 지연이 계속 되고 있고 출발 예상 시간은 12시입니다.'
점심 약속 시간은 11시 반이었고 카톡은 10시 23분이었다. 불가였다.
'색동저고리 마포점'에서 '사랑주니'님 없는 점심 식사가 시작되었다.
'황금써니', '보름달', '날위한나', '작가 전미영', '빛쌤', '부자꿈쟁이', '필이', '엘리스쌤' 님과 유일한 남자인 '하니아빠'가 돌솥밥 정식을 먹으며 서로의 그럼다움을 엿보았다.
활자라는 공통점으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화성에서 산청에서 인천에서 대구에서 김포에서 모여왔고, '다섯손가락'에 대한 얘기, 종이책 출간을 앞둔 분의 열정과 '사랑주니' 님의 무사한 도착에 대한 걱정 등을 함께 나누었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빛쌤'님의 차로 북콘서트 장소 건물로 이동했다.
힌 시간 정도의 시간 여백이 있었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약간의 환담을 더했다.
시간이 되어 4층으로 올라갔다. 'Joy 1004'님, '필이'님, '즐거운 호호'님이 준비한 선물에 놀랐고 특히 호호님의 섬세한 주황빛 앙증 맞은 가방은 아주 '즐거운 호호'로 기억된다.
'앙박'님과 '비티오'님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두 분 다 공무원 이력이 있는 분들이라 남달리 부러웠다.
진행은 매끄럽고 반응은 유쾌했고 가족 간의 소통과 갈등, 그 해결 방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질문 요정 '앙박'님이 유치원 교사였던 '빛썸'님에게 '교육과 양육 현장에서의 불균형에 대한 균형'과 '화목한 가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고 빛썸님은 '사랑주니'님 책에서처럼 자녀에게 사랑 표현을 자주 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강압적이지 않은 양육 방식을 추구한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앙박'님이 나에게 질문을 하셨고 내가 서두를 열던 순간 '사랑주니'님이 총총, 사뿐사뿐 등장했다.
몇 가지 호흡을 더한 후.
"오늘 '자연스럽게 비행기를 타고 와서 점심 식사도 하고 제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졌다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세상이 '겸손하라'고 하는거구나. 저한테 '뭐든 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하지 않고 나를 걸고 넘어질 때가 있구나'. 그럴 때마다 '잘될 때 멈추고 겸손해지라'고, 오늘 '나한테 이런 상황을 만들어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겸손한 시작.
인생의 전환점은 '자식을 두 명 낳은 것'과 '24년도에 블로그와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 자녀 때 양육의 어려움과 육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둘째 출산 이후 긍정적인 감정 변화로 자연스럽게 해소되어간 과정을 언급했다.
"첫째 아이는 30분에 한 번씩 깼는데 둘째는 한 시간을 자는거에요.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저의 오랜 불면증이 무서웠던 건 밤에 깨면 밤이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전체가 깨면 안 무서워요. 같이 있으니까요. 다 자고 나만 깨어 있으면 그 조용함이 정확하게 무서웠는데 둘째의 울음소리가 어느 날 감사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제 첫째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물질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제가 성장하는 걸 느꼈어요."
40대 이전에는 힘든 현실에 대한 불평과 남편, 직장 동료들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학대하는 시기를 겪었는데 특히 퇴사 전 2년 간 많은 부분을 남편 탓으로 돌리며 자기 비하가 심하게 왔다가 40대 이후에는 삶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겼고,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중년의 정의에 대한 질문이었다.
"사람들마다 스스로가 자기를 학대하는 시기,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시기가 오죠. 보통 40대 초반에 올 수도 있고, 40 중반에 올 수도 있는데 저는 40대 초반에는 오히려 아이들하고 노느라 괜찮았고 그게 40대 중반에 왔어요. 어쩌면 그 시기가 어떠한 완성의 시기라고도 볼 수 있는건데 저는 제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도 했고 세상이 저를 단련하는 시기, 제대로 단단해지라고 시키는 시기라고 여겼어요. 그게 '중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많이 깨닫게 되는 나이는 오십 쯤인 것 같아요."
아주 정갈하고 잘 간추려진 언어들이 툭툭 그러나 부드럽게 이어져 나온다. 나는 탄복했다.
비티오님이 '부자꿈쟁이' 님에게 중년이 되면서 새롭게 든 생각에 대해 물어봤다.
"저는 항상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남과 비교하면서요. 그런데 저는 이제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삶을 멀리서가 아니라 내 가까이에서 찾고 있어요. 저는 그것이 맞는 결론이라고 여기고 지금 계속 행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현문현답이 이어졌다. 역시 독자들의 수준도 부자였다.
주니님은 2년간 지속된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경험 후, 퇴사를 결심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불안감을 극복하고자 ‘50대에 시작해도 돈 버는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책에 제시된 방법들을 실천하기 시작하고 ‘책 읽기’를 시작했으나 시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미라클 모닝’ 방법을 적용하기로 결심하고 자기계발 루틴의 길을, 현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독서를 시작으로 미라클 모닝, 달리기, 글쓰기 등의 자기계발 활동을 시작하였고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을 칭찬하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자연스럽게 루틴이 형성되었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하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욕구가 아닌, '연쇄적인 이유를 찾아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회사 퇴사의 계기는 강력한 빌런(상사)으로 인한 어려움과 복수심 때문이었다고 했다.
'중요한 결정(결혼, 퇴사 등)에는 반드시 분명한 이유와 자기 합리화가 필요'하며, '자식에게 당당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을 보였다.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한 미안함과 회사를 설립하여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살뜰한 마음을 표하였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 그냥 갔다. 사생팬이 되기로 했다. 뚜벅뚜벅.
'사랑주니' 님은
첫째, 겸손하다. 그것도 끊임 없이.
첫 문장의 인사에 다 있다. 나였으면 그렇게 연쇄적인 사유로 늦어 버린 상황에서 짜증과 조급함으로 저런 '겸손'의 깊은 사유는 못 하였을 것이다.
둘째, 베어 있다. 배려심과 섬세함이.
"어. 왜 자꾸 어디서 본거 같죠?" 천안에서 온 분을 한 눈에 집어 올린다. 다정함의 지평으로.
셋째, 이쁘다. 마음이 더.
한 분 한분을 다 기억한다. 그것들은 상대에 대한 깊은 존중과 각자가 처한 개별적 상황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두꺼운 관심, 계절을 관통하는 예의에서 나오는 '저 편이 아닌 이 편의 기억'이다.
넷째, 따뜻하다. 어제는 추웠는데 그제는 '주니했다'
퇴사를 결정했을 때마다의 회사 동료, 후배들의 눈물. 따뜻함을 넘은 뜨거운 바다였으리라
다섯째, 정의롭다.
본 강의에서의 빌런과의 투사 모드 일화에서도 느꼈고 미라클 모닝 방에서도 가끔 비치는 단단한 기개와 정직한 의기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커피 했고, 치킨 했다.
화성에서 오신 '황금써니'님
공학 동지 키가 예쁘게 큰 '보름달'님
대화는 못 나눠봤지만 식사랑 차까지 분명히 나와 함께 한 '날 위한 나' 님
대구에서의 그 먼 길 극 J 성향에 '사랑'이 아니면 행할 수 없는 서울 그 탈계획의 여정을 완수해 주신 '작가 전미영 님'(키링 감사해요)
자녀 교육 방법에 빛을 주신 따뜻하고 다정한 풍무 '빛쌤' 님
중년에 대한 깊은 통찰 '부자꿈쟁이' 님
뼈그맨 기질이 있는 빨간 열정의 '필이'님 출간 사수하소서(선물 감사합니다.)
기품과 해박, 툭툭 유머에 겸손까지 겸비하신 이상하지 않은 나라의 '엘리스쌤' 님
은평 인연(나만?) 훈남, 훈성 '비티오' 님
그냥 딱 보는 순간 뚝배기 박고 '형님' 그저 바치고 싶은 '글터지기 님'
섬세한 ISTJ 96년생 '윌슨'님(나는 96학번)
서글서글 공무도하가 동지 '앙박' 님
부모님 때부터 조금 평행이론 빼박 인증한 착한 '곰돌' 친구
쉽지 않은 선인사 해주신 '페이페이' 님(우리도 만남 임박, 만나는 순간 바로 말 깔 예정^^)
오늘 중요한 일정으로 어제 못 오신 '언제나 자유'님 아쉬워요. 우리 언제나 봐요!.
다들 반가웠습니다.
블친들은 말이에요.
다정해요. 열정이 있어요. 희뿌옇지 않아요.
다들 봄 터지는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