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저녁을 먹었다.
둘이 먹었다.
어떤 무심함에 섭섭했는데, 천사 누나(우아한)가 마음을 펴준다.
서대문 도서관에서 곱게 책을 보고 계시던 엄마.
차를 타고 이동을 꽤 했는데.
"야야 안경을 두고 왔다. 비싼거다. 오래 썼다. 차 좀 돌려줘"
돌아가니 다행히 있다.
언제부턴가 엄마의 일상에 복기는 필수이다.
쌈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쌈밥집에 간다.
쌈 한 번, 반찬은 두 번 더 가져온다.
백세주 한 잔 곁들인 울 엄마.
기분이 좋다.
8kg가 빠졌다는 내 엄마.
기분이 좋다.
집으로 모셔드리는 길.
나의 한 손은 계속 엄마손을 맞잡고 조물락.
차에 탄지 좀 지나니 레퍼토리 시작이다.
"야. 여기가 어디냐?"
"내가 여기 왜 있냐?"
"하니는 그만하면 잘 크고 있는거다."
"이정구 선생님 인내심이 대단하셨다."
"형 소식은 없지?"
"엄마. 10월달에 검사 받기로 한거 기억하세요?"
"기억 안 난다."
"엄마. 치매 정밀 검사 받기로 했잖아요. 1박 검사인데 나는 잠자리 바뀌면 잘 못 잔다고,
형보고 굳이 올라와서 자게 하셨잖아요."
"그러냐?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니들 말 이제 잘 들을게"
엄마 빌라에 도착.
"엄마. 문조심!!!"
엄마가 차에서 내릴 때 고개를 덜 뺀채 문을 닫아, 문 모서리에 얼굴이 긁혀버린 일이 있은 이후.
나는 매번 조마조마.
공동 현관문을 열고, 엄마 뒤를 따라간다.
"나 안 따라와도 돼!"
"엄마 드가는거 보고 갈겁니다."
"그랴. 성폭행범 있을지 모르니까~ 히히히"
엄마.
착한 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