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 우리 집에 이런 잡씨는 씨도 못 붙인다

by 하니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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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지만,

갓난 팔삭둥이라 신경이란 신경을 다 모아야 한다.


피하지방이 적어, 체온은 쉽게 빠져나가고,

한편으로는 땀띠도 조심해야 한다.


무명 겉싸개 세 벌, 부채 두 자루를 챙겨 병원으로 나선다.

예방 접종 시기는 놓쳤지만, 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사의 전언이었다.


문을 여는 순간,

한 움큼의 벌꿀 오소리가 쏟아진다.

'시엄마'다.


얕은 불씨가 한순간 꺼질 듯 휘청인다.


얼굴의 울긋함은 그렇다 치고,

마음터의 불긋함이 너무 천해

내 모든 씨앗더미를 태워 없앤다.


"이것이, 잘 난 네 년 뱃구녕에서 튀어나온 남의 씨 당가잉?

알제? 우리 집에 이런 잡씨는 씨도 못 붙인다, 없당께?"


"이! 런! 개잡... 같은 시엄.. 으이구"

참는다. 저런 금수 같은 시애미에게 성낼 때가 아니다.


"아따, 시애미 앞에서 어디 뼉다구를 세우고 지랄이여?"


참는다고 참아지는 게 아니다. 몸이 빳빳해진다.

힘껏 밀쳐내고 나온다.


우당탕탕,

"저저, 베라먹는 년을 봤나! 니 애비한테 다 꼰질러뿐다잉."

한껏 뒤로 나자빠진 시애미가 거품을 물고 발악을 한다.


'그래, 갈 때까지 가자, 이 지긋지긋한 광산 김씨 집안, 처맞고 산산조각 내버리련다.

이 짠한 새끼도 눈 딱 감고 버리고 가면 그만이지!.'


송두리째 터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당당탕,

뿌린 대로 거둔다.

계단을 헛디뎠다,


와중에 포옥포옥

아이는 끝끝내 감싸 안았다.

아이가 자지러진다.


우지끈,

내려 박힌 오른팔꿈치가 으스러지도록 아프다.


따뜻하다.

살점이 뜯겨나간 종아리에서 굵은 선혈이 첨벙첨벙 흐른다.


"병신이 육갑허더니 꼴좋다. 아무 시롱 나가 뒈져뿌던지, 자만 버리던지, 내 아들 총각은 안 될 얘기제"


"You bad, bad girl! Are you a human? Your son, he has too much love! Thank God, he not like you! I want to kill you!"

("야 이 나쁜 년아! 니가 사람 새끼냐? 니 아들은 정이 지독하게 많아! 너 아들이 너를 반 푼도 안 닮아 천만다행이다! 너! 죽여버리고 싶어!")


차마 우리말로 내뱉긴 두렵고, 아까워 영어로 뱉는다. 국민학교 언저리에도 못 가본 시어미가 알아들을 리 없다.


"뭔 지랄을 혀불고 있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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