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지금의 이십대들에게 건네는 메시지였다.
“꿈을 꿀 수 있는 시절을 살고 있으니 충분히 행복하라. 실패하고 넘어져도 마음만 다치지 않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저자 박은정은 단순히 직업윤리에 충실한 공무원이었다.
사건과 사람을 주관적으로 재단하지 않고, 사실만을 집요하게 다투며 ‘정의와 형평’을 고민하는 검사였다.
인간을 본래 선하다거나 악하다고 단정하지 않고, 누구나 고정된 형태를 벗어나려고 애쓰는 존재일 뿐이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과도하게 옥죄지 않고, 여행을 가고,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채워진 것을 덜어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세월이 쌓일수록, 인간에 대한 배신과 실망이 거듭될수록,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얼굴로 서야 했다.
감정은 사치였고, 사법의 칼날을 쥔 검사로서 사건을 처리해야 했다.
그 칼날은 언제나 자신에게도 상처를 남겼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이 있음을, 마음을 돌아봐야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 있음을 알고 있었고, 바르게 하는 일, 비뚤어지지 않게 세우는 일을 좋아하고 잘해냈다.
추미애 장관 밑에서 감찰담당관으로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비위를 감찰하며 징계를 청구했던 일이 인생의 궤도를 바꾸는 분기점이 되었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고, 박은정은 해임되었다.
검찰 권력의 보복 끝에서, 저자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한 정권은 국가를 주저앉혀, 역사의 헤진 모서리로 몰아 넣었다.
‘정의’는 형평 위에 서야 한다. 같은 죄에는 같은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누군가를 비껴가고 누군가는 가혹하게 짓밟히는 순간 정의는 칼날이 아닌 누더기가 된다.
무서운 것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계산된 교활함이다.
품위란 저절로 더해지는 나이나, 저절로만은 아닌 지위 같은 것으로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존엄을 지키려는 치열한 노력 끝에야 겨우 스쳐갈 듯 머무는 희미한 결실이다.
동시대의 생과 삶을 살고 있는 주변과 인류를 위해 마음을 쓰고 사랑을 나누는 것, 그런 것들에서 품위의 빛을 얻는다.
갈수록 말과 글보다, 태도와 자세를 눈여겨보게 된다.
말과 글은 현란한 수사와 이미지로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지만, 태도와 자세는 무심한 순간에 드러나는 진심을 끝내 숨기지 못한다.
‘역사’는 결국 조금 더 돌더라도 제 갈길의 끝을 향해간다.
그리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