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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좀 컸다.(부모의 후험성)

by 하니오웰

아이가 좀 컸다.

좀 컸지만 밥을 챙겨주러 점심 시간에 빨리 집에 다녀와야 한다.

귀찮지만 행복하다.


아이가 크는 것이 좋지만 더할 나위 없이 아쉽다.

자식이 주는 '청신하고 순수한 존재만으로의 행복'은 점차 옅어진다.

아이가 클수록 '행복 수요의 행복 공급 탄력성'이라는 측면으로 볼 때 완전비탄력 상태에서(공급량이 커서) 완전탄력적인 상태로 변화해 간다.


여기서 점점 더 필요한 건 '부모의 노력과 기다림, 견딤'이 아닐까?

나이를 떠나 후험적으로 먼저 아파 봤고, 잃어 봤고, 체념해 봤기 때문이고 나중에 나아 보고, 획득해 보고, 북돋아 봤던 우리네 부모들.


아이가 좀 더 크다보니

'먼 곳 없이 어찌 넓을 수 있으며 기다림 없이 풀 한 포긴들 제 형상을 키울 수 있으랴'

신영복 선생님의 일침을 떠올리게 된다.


마늘과 자주 나누는 말이다.

'우리 셋 중엔 하은이가 제일 낫다.'


곧 본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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