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자식이 태어났다.

by 하니오웰

생명은 소멸을 품고 있다.

우리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으며, 사라짐의 기술이 ‘삶’이 된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태어남의 이면은 곧 죽음의 시작이며, 삶은 그늘 사이에서 틔어 올린 빛의 질투다.

내 인생의 처음은 돌덩이였다.

함부로 울지도 못한 채 웅크려 있던 내 몸에 엄마의 손이 짓찧듯 닿았다.

거칠었다.

‘아파서 어떡하니’ 가 아니라 ‘아파도 찢어라’ 였다.

채찍이 곧 엄마였다.

그 시린 욱여넣음이 나의 생을 밀어 올렸고, 수평뿐이던 내 삶을 수직의 근처에 세워주었다.


어느 날, 자식이 태어났다.


엄마가 내게 건넨 사랑이 그 아이에게로 천천히 번져갔다.

이제는 좀 그만 짜고 싶지만, 그 뚜껑을 찾을 수도 없다.

‘전달된 생의 무게’였다.


한 생에서 또 다른 생으로의 물들어 감, 그것은 사랑의 중화였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태도의 번짐이었고, 그 태도는 내 손끝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작가의 이전글나의 독과점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