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박사 Jul 31. 2017

당신의 일자리는 안녕하십니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일즈는 어떠해야 할까


01 4차 산업혁명 시대 – 거대한 변혁의 예고


매우 자극적인 질문이지만, 한 번 해 보자. 당신의 일자리는 안녕하신가? 


2016년, 세간을 들썩거리게 했던 구글의 비밀병기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소위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은 결국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기계의 승리로 끝났다. 냉철하고 철두철미하며 무서울 정도로 집념 넘치는 이 인공지능 바둑 기사는, 인간계 최고의 경험과 내공을 가진 이세돌을 전 세계인이 바라보는 앞에서 철저히 박살 내버렸다. 


평소 인간 간의 대국이었다면 이세돌을 별 볼일 없는 기사로 만들어 버렸을 5전 1승 4패라는 기록이지만, 그것이 인간보다 훨씬 긴 시선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것이었기에, 아직은 인간의 희망을 볼 수 있다며, 위안을 삼게 된 경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세간을 뜨겁게 달군 이세돌과 알파고 ]                                       * 출처 : 중앙일보


그것뿐인가. 쿠카라는 로봇 탁구 선수는 위협적인 스매싱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인간을 농락한다. 본격적인 육체적 스포츠까지 인공지능이 넘볼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야스카와 중공업의 로봇 사무라이는 무사도의 예절까지 배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3XyDLbaUmU


이미 인공지능이 아름다운 명화들을 카피해서 그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추상화까지 그려 낸다. 기술적인 부분까지는 알 수 없기에, 단지 잭슨 폴락을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발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게 될 듯하다. 


진격의 거인이라 불리는 글로벌 기업 아마존은 손대지 않는 것이 없다. 이제는 미래의 먹거리로 의료 서비스와 식료품 사업까지 손을 뻗고 있는데, 손님이 마음대로 물건을 집어 담고, 캐셔를 지나거나 계산을 하는 프로세스도 없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오프라인 식료품점이자 무인점포인 아마존 고 (Amazon Go)를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신 Sears 백화점과 같은 기존의 소매점이나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이미 힘을 잃고 쓰러져 가고 있다. 


[ 아마존 고 : 말 그대로 그냥 걸어 나가면 된다 ]


심지어 로봇 변호사도 등장했다. 판례 중심의 현 법률 시스템에서, 인간 변호사가 판례를 검색하고 정리해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을, 로봇이 모두 대체할 수 있다. 실제로 로봇이 양복을 입고 법정에 서서 클라이언트를 대변하거나, 검사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법복을 입고 가발을 쓴 채로 판사석에 앉아서 판결을 내릴지도 모를 일이다. 


[ 애니메이션 퓨처라마의 로봇 변호사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


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뭐길래 이 난리인가. 전 세계가 이것으로 난리이니, 나는 간단하게만 정리하겠다.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지금까지 시대와는 다른, 과학의 본질을 규명하고 기술로 연결되는 세상을 말하며, 독일 출신 경제학자인 클라우스 슈밥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개념이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 생명과학, 그리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실재와 가상 세계의 연결. 

창립 100년이 넘은 거대 공룡 기업 GE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바야흐로 모든 지구상의 제조기업이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어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GE 회장 제프리 이멜트도 단언했다. 

그리고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현재의 트렌드에 맞추어 체질 변신을 꾀하고 있다.


[ 출처 : 서울경제 ]


02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미래, 그리고 우리의 직업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다. 많은 예측은 쏟아지지만, 누구 하나도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단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9년이면 사람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한다고 한다. 2045년이면 인류의 육체적, 지적인 능력 이상을 가진 인공 지능 생명체가 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AI의 발전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시선이 있다. 


AI 발전은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인간은 AI 발전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관점이다.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기계는 결국 인간이 설정한 프로그래밍 안에서 움직인다. 사람을 지배할 수 없게 컨트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대 관점은 천체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나 테슬라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가진 관점이다. 안전장치들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인간이 AI가 탑재된 기계나 로봇과의 대결에 뒤쳐져 결국 인간은 기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악마와 같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하는 관점이다. 



그런데 정작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 이것이다. 우리 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적인 관점에서, 미래에 나의 직업 안정성이란 어떠한 것인가?


1990년에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그린 영화를 살펴보자.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토탈리콜 (Total Recall) 이다. 이미 27년 전에 로봇이 택시 운전사를 대체할 것임을 그리고 있다. 


[ 아저씨! 신사역 사거리 갑시다! ]


최근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닐까? 우버는 택시 운전사의 직업을 가져가고, 우버 기사들의 일자리 역시 빠른 시간 안에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나 애플의 음성 인식 서비스나, 동시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의 출시로, 외국어를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언어 인식 서비스가 전문 통번역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일지리를 대체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생각된다. 




03 당신의 일자리는 안전한가? 


영국 BBC는 이러한 관점에 대해, 미래의 일자리가 어떻게 대체되어 갈 것인가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한 바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되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연구는 2013년에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프레이와 오스본 (Frey and Osborne, 2013)의 모델이다. 


이 연구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90%가 넘는 직종은 51개에 이른다.

그중 대표적인 대체 리스크가 큰 직업 TOP 10 을 소개한다.


텔레마케터 : 위험성 99%

전산 입력 요원 : 위험성 98.5%

법률 비서 : 위험성 98%

금융 계좌 관리 : 위험성 97.6%

분류 업무 : 위험성 97.6%

검표원 : 위험성 97.6%

세일즈맨 / 판매원 : 위험성 97.2%

회계 관리자 : 위험성 97.0%

회계사 : 위험성 97.0%

보험사 직원 : 위험성 97.0%


대체 가능성이 90퍼센트가 넘는 직종은 총 51개에 이른다. 또한 단순 육체노동이나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 역시 대체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알고리즘에 의한 일처리,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딥 러닝이(Deep Learning) 그 주인공인데, 학습을 통해 컴퓨터는 케이스를 만들고, 점점 진화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인간의 도움 없이 사무직의 업무도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주문형(On-Demand) 경제와 일용직(Gig) 경제라는 용어도 살펴보아야 한다. Full time 일자리보다, 사람들은 필요로 되는 시간만큼만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될 것이고, 임금의 단가 또한 낮아질 것이다. 


1. 부가가치가 없는 일자리는 대체되고, 임금은 낮아진다
2. 어떠한 직업도 10년 이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대로라면 큰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일즈맨이 (+)의 부가가치가 아니라, 

오히려 (-)의 부가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가장 인간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세일즈도 위험하지 않을까?


로봇 세일즈맨이 등장해서, 고객과 수다를 떨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건 아닐까?

세일즈는 어떻게 하면 될까? 지금이라도 때려치우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이 맞을까?

이에 대한 답은 No 이다. 


인간이 자동차와 달려서 이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금 시점에서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한 번이라도 이긴 유일한 인간, 기계의 강점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보여 준 이세돌의 발언을 중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의 말처럼, 알파고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기에 인간이 아닌 존재, 기계가 강한 부분에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해 이길 수는 없다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의 말은 진심으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기계와 싸워서 이길 수 없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기계보다 나은 점을 찾아서 내 일에 반영하면 된다. 미래에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만들어가면 된다.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 못한 세일즈의 미래상을 지금부터 다듬어 가면 된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 제가 완전히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가 필요하다면,

이것을 세일즈 4.0이라고 부르자.  


지금 무언가 팔고 있는가? 그렇다면 세일즈 4.0 시대로의 이행이 필요하다.



04 세일즈 4.0 시대 : 결국 가장 인간적인 일이 살아남는다


모든 직업이 이렇게 대체될까? 아니다. 늘 리스크 뒤에는 기회가 있다. 


대체 가능성 1% 미만의 일자리들이 있다. 0.7 ~ 0.4% 의 대체 가능성을 보이는 일자리들이다.

대체 가능성으로 치면 최 하위권의 안전한 일자리들이다. 그리고 기계로 대체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크게 분류해 보면, 두 가지이다. 


1. 인간 심리, 정신세계, 교육적 특성 : 심리학자, 테라피스트, 상담전문가, 교육전문가
2. 인간을 통해서만 제공 가능한 부가가치 : 서비스 매니저, 호텔 매니저


인간을 통해서만 제공 가능한 부가가치라는 측면에서, 무언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세일즈라는 망망대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지배할 미래에도, 서비스는 필요하다.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따뜻한 서비스는 필요하다.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미가 필요하다. 물건이 아니라, ‘인간의 부가가치’를 파는 것이 필요하다. 


상상해 보라. 세일즈의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아니, 어떤 것이어야 할까?


여기에서의 시사점은, 미래에도 호텔식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먹힌다는 것이다.

미래의 세일즈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이것이다. 


그것이 팔리도록 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에서 얻는 경험에 직간접적으로 인간이 개입하는 일이다.


지금보다도 훨씬 더 아날로그 적으로 말이다. 

디지털 시대에야말로 정말로 아날로그적 가치가 필요하다. 

[ 카톡이고 뭐고... 아날로그가 최고다 ]


고객에게 얼굴을 보여 주고, 미소를 전하고, 안부를 묻고, 제품 사용 과정을 챙기고, 불편함을 듣고, 결국에는 재구매까지 갈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 지금보다 힘을 두 배, 세 배 더 쏟는 것이다. 


리츠 칼튼의 매니저가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세일즈를 하는 호텔의 서비스 매니저가 되면 된다. 로봇이 스스로 제공하지 못하는 부가가치를 제공하면 된다. 


즉, 세일즈맨은 ‘물건’ 이 아닌, ‘Human Factor’를 판매하는,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한다. 세일즈도 새로운 혁명과 보조를 같이할 것이다. 로봇은 인간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인간성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말이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Industry 4.0 이 극도로 디지털화된 사회라면,

Sales 4.0 은 극도로 아날로그화 된 세일즈이다.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모습으로 미래에 다가올까를 예측하는 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우리는 어떠한 세일즈의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 노력하자.


로봇 따위? 인간력으로 승부하자. 우리는 팔리는 인간이 될 수 있다. 





김박사


귀여운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

16년 차 대한민국 직장인.

마케팅과 세일즈, Business innovation 업무를 거쳐,

지금은 인재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 1300명의 직원들에게 매주 한 번씩 뉴스레터를 보내기도 하고,

이야기 잘 안 들어주는 영업 직원들에게 가끔 손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자칭 ‘세일즈 박사’가 되어 오늘도 뛴다.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쓰고, 떠든다.

잘 팔리는 인간의 공통점을 연구한다.


판매하는 상품은,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

인생이 곧 세일즈, 세일즈가 곧 인생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대를 움직이는 클로징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