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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정리정돈은 지저분할 때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토요타 5W1H 사고방식 -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해결법

by 김박사


토요타 5W1H 사고방식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 해결법

거대 자동차 제국의 작은 비밀 - 핵심은 5W1H 사고방식이다




CASE 7

정리정돈은 지저분할 때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개인적으로, 혹은 직장에서 어느 틈에 물건이 늘어나는 상황을 경험한 사람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대로는 안 되겠군 하고 심플 라이프나 대대적 정리에 돌입해 ‘후련하다’고 안심한 것도 잠시, 반년이나 1년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다시 물건이 늘어나 이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어질러지면 그 때 다시 정리하면 돼’ 하고 태도를 바꿉니다. 이런 반복은 개인이라면 몰라도, 기업 현장에서 정리정돈이 연중행사처럼 이루어지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닙니다. 가능하면 어느 틈에 물건들이 늘어나는 일이나 정리정돈을 연중행사처럼 하는 것도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슈퍼마켓 사례가 있습니다. 순조로운 매출을 자랑하던 기업이라도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이 늘지 않아 수익 감소가 계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A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룹 전체의 숫자는 결코 나쁘지 않지만, 슈퍼마켓 부문의 실적이 부진해 어떻게든 예전처럼 회복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도입한 것이 토요타 방식을 이용한 점포 개선입니다. 반년간, 토요타 방식 컨설턴트에 의뢰해 다양한 노하우를 배운 후, A사 직원들이 개선팀을 만들어 점포 개선에 노력했습니다.


개선팀이 처음 다녀온 점포는 과거에 A사 최고의 매출을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경쟁 심화로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팀이 가장 먼저 손댄 것이 재고의 정리정돈입니다. 직원들이 모두 함께 나와 창고 정리를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대체 언제부터 놓였던 것인지 알 수 없는 재고도 많이 있고, 재고 상품을 치우고 나니 바닥 한 쪽에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었습니다. 바닥 색깔이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른 부분도 있고, 몇 년 동안 놓인 채 절대 움직인 적 없는 물건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이제 와서 상자를 열어 팔 수 있는 물건일 리가 없는데, 이렇게 팔지도 못할 물건을 돈을 내고 구입한 건 분명 사실이며 심하게 말하면 ‘돈이 쌓여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재고에는 당연히 돈이 듭니다. 재고니까 당연히 쌓아두고 먼지를 뒤집어쓰게 내버려 둘 수 있겠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재고가 왜 이렇게 쌓여있습니까? 내버려 둘 건가요?”하고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모든 종업원에게 물으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리 매장은 1층인데, 창고는 4층에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4층까지 올리고 내리는 건 매우 힘들어요.”


“재고를 보관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고 물건을 찾으려면 시간도 걸리는데,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들어온 재고를 앞쪽에 두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쪽 물건을 꺼내려면 일단 앞의 것을 움직여 물건을 꺼낸 뒤 다시 원래대로 쌓는 쓸데없는 작업이 생기는데, 그러다 보면 안쪽의 오랜 재고는 쌓아 둔 채 시간이 지나게 됩니다.”


연례 행사라면 위험 신호다


A사는 지금까지도 재고 감소를 위해 정리정돈에 힘을 써 왔습니다. 일년에 두 번 정도 정리와 정돈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A사와 토요타 방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A사는 정리와 정돈은 하고 있지만,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1]


따라서 일단 깨끗하게는 되지만, 새로 들어온 재고에 대해서는 정해진 규칙이 없기 때문에 무심코 놓기 쉬운 곳에 놓기 시작하면 오래된 재고가 안쪽으로 자꾸 밀려 들어갔습니다.


또한 정돈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하니, 이유는 바쁜 것에 있었습니다. 담당자도 새로운 재고보다 오래된 재고가 앞에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빠지면 문득 ‘일단 여기 놔두고, 나중에 치우자’며 그냥 두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나중에 치우자’가 실행으로 옮겨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일을 반복하면 모처럼의 정리정돈은 엉망이 되고 반년, 1년이 지난 후 “자, 이제 슬슬 정리정돈을 해보자.” 하는 식으로 되어 버립니다.


중요한 것은 정리와 정돈을 연중 행사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규칙을 정하고 두 번 다시 정리와 정돈을 반복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개선팀은 불필요한 재고를 꺼내 빈 공간에 스테디 셀러 상품과 광고 전단용 상품을 분류해 배치 장소를 결정하고 어떤 상품이 어디에 몇 개나 있는지 보이도록 했습니다.


재고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반복 주문과 같은 손실을 낳기도 하고, 모처럼 잘 팔리는 상품의 재고가 있어도 못 팔아서 매출을 해치는 실수를 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선팀은 회전이 빠른 상품은 매장 근처 가까운 위치에 두기로 결정해, 재고를 가지러 가거나 찾고 운반하는 ‘무다’(낭비)를 제거했습니다. 또한 당일 납품된 제품을 어디 어떻게 둘지 확실히 정해 물건을 둘 때 생기는 혼란을 막았습니다. 이러한 개선을 반복한 결과 재고가 4분의 1이나 감소되었을뿐 아니라, ‘찾고’, ‘옮기고’, ‘다시 올려 보내는’ 작업도 대폭 줄었습니다.


당연하게 하고 있는 일 가운데 많은 ‘무다’(낭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무다’를 없애 점포의 매출, 이익이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고 과거의 우량 점포들이 부활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토요타 방식 5W1H를 이용한 개선팀의 감상입니다.



[1] 토요타의 4S란 정리(seiri), 정돈(seiton), 청소(seiso), 청결(seiketsu). 정리는 쓸모없는 것을 버리는 것, 정돈은 정 위치 상태를 유지, 청소는 깨끗하게 하는 것, 청결은 깨끗함을 유지하는 것.




* Text based on 桑原晃弥, 「トヨタ式5W1H思考」

* 본 내용은 쿠와바라 테루야의 저서를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국내 미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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