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 ‘무라, 무리, 무다’

토요타 5W1H 사고방식 -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해결법

by 김박사
mobility-for-all_kv_w610_004.jpg


토요타 5W1H 사고방식

개선과 혁신을 낳는 궁극의 문제 해결법

거대 자동차 제국의 작은 비밀 - 핵심은 5W1H 사고방식이다



CASE 6

‘무리, 무라, 무다’와

‘무라, 무리, 무다’는 의미가 다르다


무리, 무라, 무다[1](ムリ・ムラ・ムダ).

무라, 무리, 무다(ムラ・ムリ・ムダ).


단어 순서만 바뀐 것 같지만, 어느 쪽을 선택할지에 따라 개선의 방향은 크게 달라집니다.


‘무리(무리함), 무라(편차, 균일하지 않음), 무다(낭비)’의 순서로 말하면, 기업에 3가지 ‘무(無)’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입니다. 기업 현장에 무리, 무라, 무다의 세 가지가 있다는 것으로, 그것들을 발견하고 제거해 가는 개선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무라, 무리, 무다’의 순서로 말하면 다릅니다. 이 순서로 말하면 왜 무다(낭비)가 발생하는지 진짜 원인이 명확히 설명됩니다.


오노 다이이치가 토요타 방식을 창조하면서 시행 착오를 겪던 무렵, 토요타 공장에서 차를 만드는 방식은 우선 필요한 부품을 생산해서 쌓아 두고, 부품이 대충 갖춰지면 월말에 몰아서 조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식이면 바쁠 때도 있고, 여유를 주체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일에 큰 폭의 ‘무라’(fluctuation)가 있으면, 여유를 주체 못할 때도, 과도하게 바쁜 시기도 생깁니다. 바쁜 시기를 어떻게든 극복하려면 설비도 그에 상응하도록 갖추어야 하고, 사람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무리’한 설비와 인력 투입도 생산 능력에 여유가 있는 시기에는 전혀 의미가 없고, 많은 ‘무다’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무다’를 없애기 위해서는 가능한 일의 ‘무라’를 없애고 ‘평준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필요한 생산량만큼 매월, 매일, 꾸준히 만들어 가면 무리를 할 필요도 없고, 무다도 생겨날 리가 없다는 것이 토요타 사고방식입니다.


그런데 실제 왜 ‘무다’가 생기는가에 대한 진짜 원인 파악도 없이 개선 작업에 임하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바쁘니까 사람을 늘릴까’, ‘바쁘니까 더 좋은 설비를 도입할까’ 이런 식으로 끝나 버립니다. 분명히 그것으로 ‘바쁘다’는 문제는 개선되지만, ‘무라’의 존재 때문에 바쁜 것이라는 진짜 원인을 확인하지 않았기에 인건비, 설비비만 상승하고, 토요타 방식 개선에 필수적인 ‘비용절감’에서 동떨어진 개선이 되어 버립니다.


그 서비스, 정말로 고객이 원하는 것인가?


‘무라’로 고통을 받는 업계 중 하나가 클리닝, 세탁 업계입니다.


예를 들어 매년 계절이 바뀌는 시즌에 많은 양의 세탁물이 들어옵니다. 그런 세탁물에 대해 A사는 ‘다음날 완료!’를 슬로건 철야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크 시즌에 맞춰 사람을 고용하고 설비를 대형화합니다. 그 결과 큰 비용이 들지만 ‘다음날 완료!’를 목표로 해냈을 때의 만족감은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피크 시즌이 지나면 사람도 설비도 과잉이 되고, 결과적으로 실적이 악화됩니다. ‘왜 우리는 고객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돈을 못 벌지?’라는 의문을 가진 A사 경영진은 토요타 방식 컨설턴트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컨설턴트는 A사 업무방식을 조사한 뒤, 성수기와 비수기 업무량 사이에 ‘무라’(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설비나 사람에 ‘무리’가 발생, 결과적으로 ‘무다’(낭비)가 생겨, 경영을 압박한다는 흐름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들은 A사 경영진의 대답은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는데, 우리 일이 원래 시즌에 따라 편차가 있는 게 당연합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의류 클리닝 서비스인 만큼 시즌이 바뀌면 바쁜 건 당연하고, 겨울처럼 부피가 큰 의류가 중심이 될 때 바쁜 건 오히려 기쁜 일이란 겁니다. 성수기에 바빠지는 것이 ‘어쩔 수 없다’도 아니고 ‘당연한 일이지’, ‘기쁜 일이다’ 라는 건데, 컨설턴트는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정말로 고객은 다음날까지 마무리되는 것을 원합니까?”


“왜 성수기에 미친 듯이 바쁠까”의 대답은, ‘의복이 바뀌는 계절이니까’ 라는 대답도 있지만, 또 다른 대답은 ‘다음날 완료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봄이 되어 겨울에 입던 오리털 외투를 세탁 보내는 고객에게 그 외투가 필요한 것은 다음 겨울입니다.


그럼에도 다음날까지 클리닝을 끝내 놓고 고객에게 ‘가능하면 빨리 가지러 와 주세요’라는 식으로 말하는 건 일종의 불편함을 끼치는 겁니다. A사는 고객을 위해 다음날 마무리를 고집했지만,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인가?’하고 질문하니, ‘그럼, 당연하다’는 자신감은 없었습니다.


결국 자신들이 정한 납기에 스스로 옭아맨 채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많은 설비를 갖추고, 완료된 세탁물을 잔뜩 보관하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 A사 실정이었습니다. A사처럼 시기에 따라 작업에 큰 ‘무라’가 있을 때는, 피크에 맞추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고, 그 결과 많은 ‘무다’로 이어집니다. ‘돈을 벌지 못한다’거나 ‘바쁘다’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데 A사의 경우는 너무 큰 ‘무라’의 존재와 ‘다음날 완료!’에 대한 강한 집착이 진짜 원인이었습니다.


이후 A사는 고객이 원하는 완료일자를 물어본 후, 그에 맞추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완료!’의 구속에서 해방되면 일의 평준화로 연결되고, ‘무라’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A사는 고객 요구와 의류 산업에 대한 지식을 적극적으로 반영, 대량 처리에서 다품종 소량 처리로 전환했고, 단순 다림질이 아닌 의류용 마무리 장비를 도입하는 개선을 실시,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다’를 낳는 큰 원인 중 하나는 ‘무라’에 있습니다. 세탁 업계뿐 아니라 회사의 지원 부서 업무에서도, 예를 들어 결산시기만 되면 쓸데없이 바빠지는 ‘무라’가 생기기 쉬운데, 평소에 어떻게 하면 편차가 작아지도록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도 토요타 방식 개선에서는 중요합니다.

1-6.jpg




[1] 3무(ム), 3M 혹은 다라리(ダラリ) 라고도 불린다. 3무의 배제가 토요타 생산방식 키워드. 무리(無理: ムリ)는 워크로드가 능력을 웃도는 상태(워크로드>능력), 무라(斑: ムラ)는 무리와 무다가 뒤섞여 시간에 따라 뒤죽박죽으로 나타나는 상태, 무다(無駄: ムダ)는 워크로드에 비해 능력이 높은 상태(워크로드<능력), 즉 낭비나 쓸데없이 사용되는 일.




* Text based on 桑原晃弥, 「トヨタ式5W1H思考」

* 본 내용은 쿠와바라 테루야의 저서를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국내 미발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8) 불량을 제로로 하려면 보고서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