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인한 불임과 난임, 비만대사수술로 치료하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얼마전 비만으로 인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대해서 글을 하나 썼습니다. 대략적으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무엇인지 비만대사수술은 어떻게 이 질환을 호전시키는지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2474729054
오늘은 실제 비만대사수술 후 임신 사례에 대해 소개하면서 비만으로 인한 불임, 난임에 대한 해결책으로 비만대사수술이 어떻게 작용할 수 있을지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우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여자 환자분들 중 수술 후 임신을 하신 분은 총 4분이 계십니다. 모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모두 축하드려요.^^
이 중에는 계획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신 분들도 있지만, 계획에 없는 임신으로 많이 놀라신 분들도 있습니다. 보통 비만대사수술 후 1년까지는 피임을 하시고 절대 임신하면 안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비만대사수술 후 1년까지가 가장 체중이 많이 빠지는 시기입니다. 저는 외래에서 수술 후 1년이 체중을 빼는 시기이고 1년 이후엔 뺀 체중을 유지하는 시기라고 말씀드립니다. 그 만큼 수술 후 1년이 체중 감량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고 또 가장 쉽게 체중을 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즉, 많이 먹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기라서 체중 감량을 쉽게 할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건 태아 입장에서 보면 별로 좋은 일은 아니죠. 엄마 뱃속에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아 잘 성장해야 하는 시기인데 엄마가 잘 먹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만대사수술 후 1년은 피임이 중요하다고 외래에서 결혼하신 가임기 여성분들에겐 꼭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피임 방법은 경구 피임제보단 자궁내 장치나 작은 성냥개비 모양의 장치를 팔의 피하에 삽입하는 프로게스테론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교육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 임신이 되어 오신 경우가 3분이나 계십니다. 모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축하드리지만 걱정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수술 후 이른 임신을 하였던 이유를 보면 오늘 말할 불임이나 난임,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대한 비만대사수술의 치료 효과를 엿볼 수 있습니다.
비만대사수술 후 임신에 대한 외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서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As obesity is associated with impaired fertility due to metabolic syndrome and PCOS, patients may not be using contraception presurgery.
They should be made aware that fertility increases postoperatively, and contraception usage should be discussed.
This is even more important in patients with a history of infertility, as they have been found to be at increased risk for unprotected intercourse without intent to conceive and have higher early postoperative conception rates."
비만 환자들은 대사증후군과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하여 가임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환자들은 수술 전에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래서 비만 환자들은 수술 후 가임력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피임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난임이나 불임 병력이 있던 환자들에게 더 중요한데, 왜냐하면 이들은 수술 후 가임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미처 고려하지 않고 수술 후 피임 없는 부부관계를 통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Obesity Reviews. 2019;20:1507–1522.
실제 임상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라 그런지 제가 정말 똑같은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비만대사수술이 불임이나 난임으로 고생하는 환자 분들이 성공적으로 임신에 이를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용한 치료라는 것입니다.
비만으로 인해 불임, 난임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대부분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인한 무월경이나 희발월경을 겪고 있는 분들이실 겁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도 다루었지만 조금 더 쉽고 정확하게 다시 한번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비만대사수술 후 임신하였을 때 주의해야할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이 부분은 사실 가이드라인이 없습니다. 수술 후 얼마나 지나서 임신했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어떤 수술을 했냐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 외국의 가이드라인에서도 한 가지만 명시하고 있는데, 하루 60그램 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잘 하라는 것입니다.
2. 비타민이나 미량 원소 보충은요?
일반적인 비만대사수술 후 보충량과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다만, 철분이나 엽산 보충은 더 신경 써 주시면 됩니다.
비타민A를 보충할 때에는 레티놀 형태가 아니라 베타-카로틴 형태로 드셔야 합니다. 레티놀, retinol은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네요.
3. 임신 시 체중은 얼마나 느는 것이 괜찮나요?
이건 일반적인 경우와 똑같습니다.
위 표가 일반적인 여성이 임신했을 때 얼마까지의 체중 증가가 적절한지 보여주는 표인데요. 우선 자신의 현재 체질량지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체질량지수가 18.5-24.9 라면 11.5-16kg 정도의 체중 증가가 괜찮다는 말이지요.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라면 체중 증가는 5-9kg가 적당합니다.
4. 모유 수유는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다만, 모유수유 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엄마 또는 아기에게 미량 원소 결핍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유수유는 괜찮고 추천하지만 이 때에 혈액검사를 통해 미량원소 결핍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5. 임신 시 특별히 주의해야할 점은요?
이건 위우회술을 받은 분들에게 해당되는데요. 위우회술을 받은 후 임신을 하면 내탈장이라는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조금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내탈장이라는 합병증이 빨리 수술을 한다면 괜찮은데 치료가 지연되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복통, 구역, 구토 증상이 갑자기 생긴다면 빨리 내탈장이 아닌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하고 만약 내탈장이라면 48시간 이상 치료가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감사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교수 박영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