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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를 위한 비만대사수술 후 단백뇨의 호전



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교수입니다.


오늘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목적의 비만대사수술 후 만성 신부전증 (콩팥병)의 호전 또는 완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예전에 당뇨병 치료 목적의 비만대사수술 후 심혈관 합병증 발생이 감소한다는 논문을 소개시켜 드린 적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1642327455


사실 젊은 당뇨병 환자분들 중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당뇨 합병증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의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서 당뇨 합병증 때문에 고생하셨다거나 이로 인하여 돌아가신 경우도 꽤 있지요. 그래서 환자분 본인에게 그런 일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젊은 나이 당뇨병 환자분들에게 비만대사수술을 추천하는 이유도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비만대사수술이 모든 걸 100%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후에도 환자의 자기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그렇게 관리해야 할거면 수술 안하고 관리하지 왜 수술하나요?" 라고요.


물론 수술하지 않고 체중 관리, 혈당 관리 잘 하신다면 그것이 최선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잘 안되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것이지요. 그럼 수술 후에는 식단 관리나 운동이 수술 전보다 쉬워질까요? 


제 대답은 "그렇습니다" 입니다. 비만대사수술 후에는 식단 관리, 좋은 식습관이나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수술 전보다 쉬워집니다. 일단 소식과 하는 것이 수술 전에 비해 훨씬 쉽습니다. 그리고 체중 감량이 초반에 많이 되니 몸이 가벼워져 운동을 하는 것도 훨씬 쉬워집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없진 않아요.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비만대사수술 하고나서 체중도 잘 안빠지고 (아니면 빠졌다가 다시 찌고) 혈당도 잘 조절이 안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 후 관리가 잘 안되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비만대사수술만 하면 100%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요. 하지만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관리나 혈당 관리를 수술 전보다 훨씬 편하고 쉽게 잘 하십니다. 그러니 비만대사수술 후 시간이 많이 지나더라도 당뇨로 인한 심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수술하지 않고 지낸 환자분들보다 더 떨어지는 것이지요. 이건 반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인 심혈관 합병증 감소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 잘 나와있고, 오늘은 또 다른 당뇨 합병증인 당뇨병성 만성신부전증 (콩팥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에 계속 노출된다면 신장(콩팥)의 필터 기능이 손상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 신장에서는 우리 몸에 필요없는 대사산물은 배출하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들은 배출하지 않고 가둬두는 작업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고혈당으로 인해 이런 정상적인 기능에 손상을 받게 되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 성분을 가둬두지 못하고 배출해버리게 되지요. 이 때문에 소변에 거품이 많은 단백뇨가 발생하게 됩니다.


알부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의 일종인데 혈관 내에 있으면서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혈관 안에 잡아두고 있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알부민이 신장에서 손상된 필터 사이로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정상 수치보다 높은 알부민이 소변에서 검출되게 되겠지요.


소변의 높은 알부민 수치는 신장이 향후 더 나빠지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신장이 나빠지면 결국 투석을 하게 되겠지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장 대신 기계가 신장 역할을 하게되는데 투석을 하게 되면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2020년 JAMA surgery라는 상당히 권위있는 외과 저널에 발표는 논문입니다.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이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0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하여 추적 관찰하였습니다. 환자는 모두 당뇨병이 있고 체질량지수 30-35 사이인 환자들이었고, 신장 기능이 조금씩 떨어져 소변에서 알부민이 정상보다 높게 검출되고 있는 환자들이었습니다.


100명 중 51명은 비만대사수술인 위우회술을 시행하였고, 49명은 비만대사수술이 아닌 내과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환자들의 수술 전 평균 당화혈색소가 8.8-8.9% 정도 되고 공복혈당이 167-174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을 지닌 환자들을 연구에 모집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비만대사수술을 받거나, 아니면 최대한의 내과적인 치료를 하거나 둘 중 하나의 치료를 받고 2년이 지난 후 평균 당화혈색소는 내과적 치료군에서 6.72%, 비만대사수술군에서 6.18%로 유의하게 비만대사수술군에서 더 낮았습니다. 그렇지만 내과적 치료군에서도 상당히 당뇨병 관리가 잘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네요.



알부민이 소변에서 정상 이상으로 배출되다가 정상 수준으로 떨어진 환자들의 비율을 보면, 수술군에서 그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2년 후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84%가 정상으로 되돌아왔고, 내과적 치료군에서는 56%가 정상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알부민양 (정확하게는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의 평균도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군에서 유의미하게 더 떨어졌네요.


이 연구는 비만대사수술과 내과적 치료를 받은 후 5년 그리고 그 이상 더 장기적으로 추적관찰 했을 때의 결과가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당뇨병성 신부전증(콩팥병)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합병증이기 때문입니다. 예상컨대 내과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혈당 조절이 장기적으로 보면 더 악화될 것 같습니다. 물론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군도 시간이 지나면서 혈당이 아주 잘 조절되는 환자군의 비율이 조금씩 떨어지겠지만, 내과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더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신부전증이나 알부민뇨증이 내과적 치료를 받은 군에서 더 잘 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이렇듯 비만대사수술은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를 지닙니다. 물론 이것이 단순히 수술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분명 아니고 환자의 노력도 가미되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노력과 관리도 비만대사수술 후 더 잘,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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