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우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제가 중앙대 문창과를 나왔는데, 저는 당연히 주변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저희 부모님들도 '뭐, 대충 부산이니까 부산에 있는 부산대 국문과 정도 가지 않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었는데, 어느 날 예전에 보면 '샘터', '좋은 생각' 이런 올드한 옛날 잡지 있었잖아요. 거기 보면 '자유기고가' 해가지고 수필 같은 간단한 글을 싣고 '자유기고가 누구누구.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뭐 이렇게 나와있어서, 아 그러면 자유기고가는 정식으로 회사를 다니지 않고, 이렇게 글을 써서 원고를 이런데 실어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아름다운 오해를 했었죠. 그때는 그렇게 해서 먹고살 수 있는 건 줄 알았어요.
책과 영화를 보며 끝없이 타인의 삶과 만나는 건 이런 간접경험에 대한 욕구가 아닐까. 르 클레지오의 말처럼 '나는 나의 인간성과 육체를 떠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우리를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고백 속으로 탐험하도록 밀어 넣는 것 같다.
이도우,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중에서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