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를 왜 배워요?

에피소드 1

by 루화


안동과 서울을 오가는 기차 안에서 옆좌석에 앉은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할 기회가 종종 생긴다.


나는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다.

한번 보고 안 볼 사람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얘기를 털어놓기도 한다.

기차를 타고 서울과 안동을 오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나의 옆죄석에 머물렀다.


주로 ‘안동엔 무슨 일로 머무나요?’라는 질문으로 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대화의 끝엔 다들 이렇게 묻는다.


“젊은 사람이 삼베를 왜 배워요?”


그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다소 주저리주저리) 제가 직물을 짜는데요. 우리나라의 전통 직조를 모른다는 게 창피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전통 직조를 꼭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 같은 비전공자가 전통삼베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시골마을 안에서 배우는 거였어요. 그 지역의 시민들만 배울 수 있어서 안동에 살면서 삼베를 배우고 있어요. 작년부터 1년 동안 배웠는데요. 너무 재밌어요.


보통 이렇게 대답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 정도로 나뉜다.


“우리 전통을 배운다는 건 참 좋은 거예요. 그 안에 지혜가 다 들어 있잖아요.”

“그래서 삼베를 배워서 뭐 하려고요?”


옆좌석 사람이 떠나고 나면 그 끝엔 항상 나 자신을 향한 질문이 남는다. 나는 매번 갈등한다.


‘삼베를 배운다는 건 멋진 일이야.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배우자. 그런데 삼베를 배우고 나면 이걸로 뭘 해야 할까?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은데, 무엇이 의미 있는 작업일까? 전통의 깊이만큼 성대하고 화려하고 깊이 있는 작업을 해야 할까? 내가 경험한 삼베를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며 스스로에게 설득력 있는 대답을 찾고 있다. 깊고 넓은 이야기는 답을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법일까? 그렇다면 이번엔 가벼운 질문을 던져보자.


‘삼베가 뭐가 그리 재밌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삼베를 배우는 동안 나는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