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

늙음이 아닌 성숙으로

by selves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나이 듦의 신호는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외모가 늙어가는 모습일 것이다. 보통 이 신호는 30대 중반부터 나타난다. 이때부터 잔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서 이전엔 없던 선을 발견하면 잠시 멈칫하게 된다. ‘아, 나도 서서히 늙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인간의 몸은 매일매일 눈에 띄게 늙지는 않는다. 적어도 외적으로는 말이다. 주름이 생기면 그 상태로 몇 년간 유지되다가 어느 날 조금 더 깊어진 주름이 보이면서 마치 계단처럼 변화가 나타난다.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다. 만약 매일 눈에 띄게 늙어간다면 우리는 아마 매일 슬픔을 느끼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겉모습의 변화는 그래도 받아들이기 쉬운 편이다. 진짜 큰 변화는 건강이다. 40이 넘어서면서부터 사람의 몸은 어딘가 한 군데씩 삐그덕거리기 시작한다. 특별히 무리하지 않아도 허리나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고 관절 곳곳이 돌아가며 불편해진다. 병원을 가도 명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 오랜 시간 사용한 몸이 스스로를 조금씩 수리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혹은 ‘이제는 좀 천천히 가라’는 경고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그런 변화에 당황하고 원인을 알아내려고 노력하지만 몇 번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히 익숙해진다. 이내 그러려니 하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늙음이란 그런 것 같다. 생각해 보면 40년 넘게 사용한 신체가 완벽하게 멀쩡할 리 없다. 기계도 오래 쓰면 낡고 고장 나는데 인간의 몸 역시 마찬가지다. 의학이 발달하기 이전 인간의 평균 수명이 40세 안팎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40세 이후 몸 곳곳에서 수리할 곳이 생기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40이 넘도록 큰 탈 없이 잘 살아온 것만 해도 참 감사할 일이다.


지금은 의학 기술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인간의 수명이 100세를 넘보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곧 100세가 평균 수명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류의 꿈이었던 불로장생이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이 듦을 두려워하기보다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알아차리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의 건강도 포함된다. 어쩌면 정신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 인간이 스스로 늙었다고 규정하는 순간 뇌는 그 한계를 현실로 만들어버린다. 내가 나에게 제약을 걸어버리면 누구도 그 제한을 풀어줄 수 없다.


반대로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고 믿고 배움을 계속 이어간다면 우리는 어떤 나이에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스스로 젊다고 느끼면 젊은것이고, 늙었다고 생각하면 늙은 것이다.


남이 뭐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삶은 내 것이다. 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다. 내가 나의 좋은 지도자가 된다면 삶은 더 평온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듦을 여유롭게 바라보고 매일 조금씩 배우며 스스로를 가꾸는 삶을 산다면 우리의 나이 듦은 ‘늙음’이 아니라 ‘성숙’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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