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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꿈틀대면, '아몬드 사과빵'

by 새미네부엌

창문 밖으로 칼날 같은 바람 소리가 들려오면, 본능적으로 가장 따뜻한 공간을 찾아 몸을 웅크린다. 두꺼운 스웨터를 꺼내 입고, 따뜻한 차 한 잔을 손에 쥐어도 채 가시지 않는 이 계절의 쓸쓸함. 그럴 때, 나를 온전히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위로가 아니라, 부엌에서 피어나는 작고 달콤한 온기일지도.


찬 바람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날엔 분명 '홈 베이킹'이 필요하다. 집 안 가득 훈풍을 불러다 줄 최고의 방법. 솔솔 풍기는 따뜻함에 식구들이 먼저 부엌엘 찾아들고, 달달한 냄새까지 온 집 안에 퍼지면 우리 집이 바로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빵집이지 뭐.



핫케이크 가루 1.5컵에 우유 3/4컵, 달걀 하나를 깨뜨려 볼에 넣고, 여기에 묵직한 고소함을 더해줄 아몬드 반 컵을 큼직하게 부수어 반죽에 섞는다. 뭉근한 반죽 속에서 오도독한 식감과 고소한 향을 다 내줄 아몬드는, 이 심플한 빵의 비밀 무기.


그리고 이제 이 빵의 주인공, 사과를 준비할 차례. 껍질째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한 사과를 얇고 투명하게 썰어낸다. 작은 팬을 중불로 예열하고 버터 한 스푼을 녹이는데,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녹아드는 버터 위로 설탕 두 스푼 고르게 뿌려주면 달콤하고 농밀한 향이 순식간에 부엌 전체에 퍼진다. 그 위로 얇게 썬 사과를 가지런히 펼쳐 올리고, 센 불에서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사과를 구우면 생사과에서 점차 구운 사과로 변하는 그 특유의 향이 또 한 번 집안을 꽃밭으로 만든다.


사과가 부드럽게 익어갈 무렵, 불을 약불로 줄이고 준비해 둔 반죽을 부어주고 두툼한 반죽이 얇게 구워진 사과 사이사이를 채우면 뚜껑을 덮고 기다린다. 그동안 팬 속에서 보글보글 작은 기포들이 반죽 표면에 올라오면 조심스럽게 뒤집개로 아몬드 사과빵을 뒤집는다. 그러면 곧 완성.



빵을 집에서 굽다보면 그야말로 달달이 포인트가 여러 번 찾아온다. 어떤 재료도 달큰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그 재료들을 하나하나 넣을 때마다 초겨울이면 나는 특유의 이질적인 냄새를 집 밖으로 밀어버린다. 코 끝에 스치기만 해도 좋은 향들이 맴도는 가운데 겹겹이 쌓인 향을 따라 노릇하게 구워진 <아몬드 사과빵>을 보고 있자면, 도톰하게 부풀어 황금색이 다 된 이 심플하고 소박한 요리에 완전히 매료된다.


따뜻한 색감의 접시에 올려 식탁에 두면 또 슬금슬금 올라오는 진한 단내가 내 머리칼이며 옷가지에 달라붙는 기분. 찬 공기에 움츠러들었던 얼굴과 손, 어깨와 다리, 내 마음까지 온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 같다. 겨울이 꿈틀대면 시도해 보는 초간단 빵 요리, <아몬드 사과빵>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아몬드 사과빵_완성컷(1).jpg

✅창밖으로 겨울이 찾아오면 '아몬드 사과빵' 재료

주재료

아몬드 1/2컵 (50g)

사과 2~2.5개 (500g)

버터 2스푼 (20g)

설탕 4스푼 (40g)


반죽

핫케이크 가루 1.5컵 (150g)

우유 3/4컵 (150ml)

달걀 1개 (60g)



아몬드 사과빵_과정컷.jpg

✅창밖으로 겨울이 찾아오면 '아몬드 사과빵' 만들기

1. 아몬드를 큼직하게 부순 다음, 핫케이크 가루, 우유, 달걀과 함께 골고루 섞어요.

2. 사과를 깨끗하게 씻은 후 껍질째 4등분해 주세요. 그다음 가운데 씨 부분을 제거하고 0.3cm 두께로 얇게 썰어요.

3. 중불로 예열한 작은 팬에 버터 1스푼을 먼저 녹이고 설탕 2스푼을 고르게 뿌려준 다음 손질한 사과의 절반을 가지런히 올려 센 불에서 사과가 부드러워지고 노릇노릇해질 대까지 구워주세요(약 1분).

TIP) 준비한 재료는 사과빵 총 2판 분량으로 손질한 재료를 절반씩 사용해 주세요.

4. 약불로 줄이고 사과 위에 만들어둔 반죽의 절반을 부어주세요. 뚜껑을 덮은 후 반죽 표면에 작은 구멍들(기포)이 전체적으로 보글보글 생기고 겉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약 2분간 구워주면 뒤집을 시간!

5. 뒤집개로 사과빵을 조심스럽게 뒤집은 후 아랫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약불에서 약 1~2분간 더 구워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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