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인지 겨울의 초입인지 모를 혼란한 계절. 이 맘 때면 집집마다 치르는 김장의 파도가 온 동네를 덮치면서, 골목 어귀부터 저 먼 동까지 김치 냄새가 파다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절인 배추의 축축한 향과 고춧가루 풋내가 여기저기 휘몰아치다가 저녁이 되면 유독 고소한 향으로 둔갑을 하는 날들. 오후 내 끓여둔 수육 썰어내는 소리가 때를 맞춰 퍼지는 듯하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너도 나도 고생했다며,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수육을 갓 담근 김치와 나눠 먹던 하루.
옛 기억이 솔솔 올라오는 11월 말이 되면, 항상 그리워지는 것이 김장 김치 얹어진 수육이다. 그리하야 친정에서 김장하고 남은 김칫소와 절인 배춧잎을 쪼끔씩 얻어왔다. 희한하게도 이미 무쳐 뻘겋게 물든 생김치보다 따로따로 데려와 즉석에서 무쳐 먹어야 맛이 더 난다. 분명 기분 탓일 텐데, 본디 요리라는 것이 만들 때의 기분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 작은 볼에 스르륵 버무려 간이로 겉절이(?)를 만들어 두고, 물과 함께 풀어넣기만 하면 다 되는 새미네부엌 수육보쌈소스로 간편 수육을 시작해 본다.
두툼한 통짜 수육 대신 우리 식구가 좋아하는 쫄깃 항정살 여러 덩이를 퐁당퐁당. 삼겹살, 목살로 만든 수육보다 고소한 풍미가 압도적인 항정살 수육은, 비계가 두껍지 않고 얇게 퍼져 있는 부위라 바글바글 삶아 내놔도 쉽사리 건조해지지 않고 부드럽다. 또 육향이 과하지 않아 특유의 향 때문에 삶은 고기에 예민한 사람 역시 부담이 적은 데다, 한 입 크기로 썰었을 때 단면이 곱고 얄팍해 깔끔하게 먹기도 딱 좋다.
거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 바로 소스. 신선한 마늘과 양파를 다져 넣고 요리에센스 연두순, 식초, 알룰로스를 섞어 만든 이 마늘 소스가 오늘 요리의 진정한 킥이다. 뜨끈한 항정살 수육 위에 알싸하고 상큼한 마늘 소스를 듬뿍 얹어 먹으면, 고기의 풍부한 육즙과 감칠맛이 마늘 소스의 청량함과 한데 어울려 도대체 지루할 틈이 없다.
옛 기분 내보려 시작한 초겨울 수육. 요리 도전에 부담도 허들도 없는 이유는 믿고 쓰는 시판 소스에 있다. 요리 시간은 짧아지고 저녁 식탁의 시간은 길어지는 똑똑한 아이템들 덕분에, 정말 뚝딱하고도 풍성하게 즐기는 <항정살 수육>,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김장 기분, ‘항정살 수육' 재료
주재료
항정살(수육용) 500g
부재료
물 1L
새미네부엌 수육보쌈소스 1봉 (100g)
양념
다진 마늘 2스푼 (20g)
다진 양파 2스푼 (20g)
요리에센스 연두순 2스푼 (20g)
식초 2스푼 (20g)
알룰로스 2스푼 (20g)
후추 약간
✅김장 기분, ‘항정살 수육' 만들기
1. 냄비에 새미네 수육보쌈소스, 물 1L와 항정살을 넣고 센 불에서 끓여요.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뚜껑을 닫고 1시간 끓인 후 한 김 식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요.
2. 양념 재료를 섞어 마늘소스를 만들고 수육과 함께 곁들여요.
TIP) 알룰로스가 없다면 설탕(1.5스푼) 혹은 올리고당(2.5스푼)으로 대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