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복잡할 필요는 없지, '전자레인지 연어덮밥'

by 새미네부엌

부엌 안에 따뜻한 밥 냄새가 퍼지면 기분이 급격히 좋아진다. 그날의 운세가 맹꽁이였어도 상관없다. 어떤 기분이든 단박에 해피하게 바꿔줄 수 있는, 스스로의 비기템을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의 피곤함이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는 푸근한 밥의 향기. 그 위에 내가 좋아하고 내 몸이 좋아하는 것들을 척척 올려주면, 한 그릇에 단지 ‘음식’ 이상의 무언가가 담기고 만다.



밥솥에 쌀을 얹어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부엌 한편에 꺼내 둔 스테이크용 연어(껍질 없는)를 바라보니 사방이 짙은 오렌지빛이다. 그리고 썰어둔 제철 무 한 조각. 덕분에 아직 요리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두근. 이 단출한 재료들이 만들어 낼 조화로움, 연어의 무던하고 고소한 기운과 무의 시원한 아삭함이 서로를 의지해가며 완성될 한 끼에 내 기대도 함께 부푼다.


곧 완성됐다고 뻐꾹 거리는 밥을 먹을만치 퍼다가 내열그릇 위에 평평하게 담고, 그 위로 촘촘하게 채 썬 무를 덮듯이 올려준 다음 연어살을 마저 올린다. 마지막으로 요리에센스 연두순을 한 스푼 쪼록 둘러 간을 해주면 준비는 끝.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6분 정도 돌려주면 요리가 완성이다. 전자레인지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 그 틈새를 서로 메꿔가며 또 각자의 향이 어우러진 일품요리가 된다.


전자레인지가 열일하는 잠깐 사이 부엌 창가에 앉아 겨울 햇살이 너울거리며 들어오는 모습을 멍하니 본다. 따뜻한 공기의 흔적이 창문에 어른거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바퀴소리가 잔잔한 음악처럼 울린다. 그러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 좋아하는 것들 쌓아 뚝딱 뚝 버튼만 눌러 완성하는 요리라니, 그 찰나의 시간에도 절로 행복이 차오른다.



전자레인지가 만들어 준 연어덮밥. 수분을 머금고 윤기를 띠며, 심지어 연어는 부드럽다. 사이사이 자리한 무는 숨이 죽은 와중에도 아삭한 결이 그대로 살아있다. 연어의 담백한 육질과 무의 상쾌한 맛이 서로를 보완하며, 단조롭지 않은 식감을 만들어 내는 식궁합.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단백질인 연어와 소화를 돕고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무가 서로 어우러지니 영양의 궁합 또한 충만할 테다.


그릇을 들고 식탁 앞에 앉는다. 밥을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으면 고요한 부엌에 씹는 소리만 와구와구. 부드럽게 풀어지는 밥알과 살짝 간이 배인 연어, 그리고 아삭하게 씹히는 무의 풍미가 어우러지니 요란하던 속이 깊숙이 따뜻하고 평온해진다. 그렇게 한 입, 또 한 입을 먹으며 생각한다. 뭐든 꼭 복잡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때로는 단순한 재료가, 그리고 가장 쉬운 조리법이 기대와 동시에 안식을 준다는 것을.


쉽게 쌓고 쉽게 요리한 덕에 온종일 쌓였던 생각일랑 부드럽게 다 풀어져버렸다. 싹싹 다 비운 그릇을 다시 설거지통으로 옮기면서 한숨 돌리기까지 30분이 채 안 걸린 오늘의 요리, <찜 연어덮밥>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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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 복잡할 필요는 없지, '전자레인지 연어덮밥' 재료

연어(껍질 없는 스테이크용) 1.5 덩어리 (150g)

밥 1 공기 (200g)

무 1cm 두께 1조각 (70g)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 (10g)


찜 연어덮밥_과정컷.jpg

✅ 뭐든 복잡할 필요는 없지, '전자레인지 연어덮밥' 만들기

1. 무는 껍질을 벗긴 다음 0.3cm 두께로 얇게 원형썰기한 후 채 썰어요. 연어는 통으로 준비하되 너무 크기가 크다면 손가락 두 마디 폭으로 숭덩 잘라 손질해요.

2. 전자레인지 전용 내열 그릇에 밥과 무, 연어 순서대로 올리고 위에 연두순을 한 스푼 둘러요.

3. 전자레인지(1,000W)에 6분 동안 돌려요. 먹기 전 잘 비벼주면 완성!

TIP) 김가루, 감태 등을 올려 같이 먹어도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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