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이어붙임, 김치 콩나물국

by 새미네부엌

냉장고 문을 열어 또 처음 본 신세계인 양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별거 없네 하며 콩나물 한 봉지와 잘 익은 김치를 꺼내는 순간, 오늘의 집밥 메뉴가 척하고 정해진다. 나름의 레시피를 상기하며 냄비에 물을 올리지만 사실 이 국에 정해진 답은 없다. 그저 집에 있던 재료들로 엄마의 '손맛'을 이어 붙이려 노력할 뿐.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추위가 계속되면 생각나는 건, 어릴 적 엄마가 끓여주던 뜨거운 <김치 콩나물국> 한 그릇. 감기에 걸렸을 때나 괜히 기운이 없던 날, 특별한 반찬 없이도 김치 콩나물국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를 말아 조용히 비워냈더랬다. 늘 조금 얼큰했고, 혀 끝을 톡 쏘는 신맛 뒤로 묵직한 위로가 따라왔던 우리 집 특제 김치 콩나물국.


김장 김치를 썰어 넣을 때 퍼지는 시큼한 향과, 콩나물이 물속에서 숨을 틔우듯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괜시리 마음을 느슨하게 만든다. 특별할 건 아무것도 없는데 추억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손도 마음도 자꾸만 간다. 그렇게 친정 엄마 손맛 찾아 우리 집 식탁에도 자주 올려보는, 대를 잇는 요리가 다 되었다.



국물에는 멸치 몇 마리, 다시마 한 조각 들어가면 좋고, 간편하게 '연두링' 같은 시판 육수를 써줘도 좋다. 거기에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대로 김치국물을 살짝 넣어주면 금상첨화. 중요한 건 그리 오래 끓이지 않아도 시간의 맛들이 다 느껴진다는 것. 김치가 쌓아온 발효의 시간과 콩나물이 품고 있던 갓 시원함이 만나 묘한 균형점을 찾는다.


바글바글 끓는 냄비를 국자로 한 번 저을 때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은 직감의 순간이 오고야 마는데, 정확한 레시피 대신 이 직감만으로도 괜찮다는 안도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엄마의 김치와 그때 그 맛에 대한 아른한 기억을 따라 끓이면 금세 완성되는 요리라니 참 다행이고말고.


김이 오르는 그릇을 바라보면, 바깥 추위가 대수랴. 이 국은 늘 같은 자리에서 엄마 손처럼 아주 뜨끈하게 있어준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여지없이 끓여보는 <김치 콩나물국>!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김치콩나물국_완성컷(2).jpg

✅ 손맛 이어붙임, '김치 콩나물국' 재료

주재료

김치 1.3컵 (200g)

콩나물 1줌 (100g)

물 5컵 (1L)


부재료

청양고추 1개 (10g)

대파 1/4대 (25g)

김치국물 1스푼 (10g)


양념

연두링 멸치디포리 2개 (8g)

요리에센스 연두순 2스푼 (20g)


김치콩나물국_과정컷.jpg

✅ 손맛 이어붙임, '김치 콩나물국' 만들기

1. 콩나물은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빼요. 김치는 2~3cm 크기로 썰고 청양고추와 대파는 송송 썰어요.

2. 냄비에 물과 연두링, 연두순을 넣어 센 불로 끓여줍니다.

3. 물이 끓어오르면 김치와 김치국물, 콩나물을 넣어 센 불에 5분 정도 더 끓이고, 먹기 직전에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으면 완성!

TIP) 콩나물을 넣은 후에는 뚜껑을 계속 닫아 끓이거나 계속 열어 끓여 비린내를 최소화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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