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미네부엌 Jun 26. 2023

두껍게 썰어야 더 부드러운 감자?

감자를 자르는 7가지 방법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감자. 포실하고 따끈하게 찐 감자를 떠올리면 비 오는 장마철, 냉바닥 위 보일러 대신 깔아 둔 눅눅한 이불 위에서 뒹굴던 기억이 떠오른다. 딱 거기서 먹던, 엄마가 쪄준 그 여름 감자. 아기새처럼 손에 올려 호호 불어 먹었던 어린 날의 추억들이 감자와 여름을 한데 이어 놓았다.


아이들이 먹는다며 간 없이 맹탕으로 쪄준 엄마의 감자를 들고 껍질을 솔솔 벗겨 소금이든 설탕이든 내키는 대로 찍어 먹었던 기억. 식탁 위에 놓인 식은 감자를 포크로 꾹꾹 눌러 으깨진 틈에 마요네즈를 듬뿍 비벼 샐러드라고 와구와구 먹었던 기억. 뒤엉킨 기억들 속 감자의 계절이 돌아왔다.


절기상 '하지'가 지났다. 낮이 가장 길다는 그 하루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장마와 더위에 반응하는 여름의 서막이 오른다(사실 올해는 때 이른 더위로 고생했지만). 하지쯤 되면 생각나는 것은 '우산이나 장화를 사야겠다'나 ‘선풍기가 어디 있더라’가 아닌 '감자를 먹어야겠다’다. 어린 날의 추억들이 팝업처럼 떠오르는 동시에 ‘하지감자’라고 불리는 햇감자들의 대량 수확을 어디서든(재래시장, 마트 앱, 포털 대문 등)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감자의 제철은 6월부터 10월까지로 여름에 수확되는 감자가 실제로 맛도 있다(물론, 시설재배가 늘면서 1년 내내 신선한 감자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하지를 전후해 장마철이 오기 전 수확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하지감자’라는 애칭(?)이 붙은 감자는 구황작물로 소문이 자자한 녀석치고 소화가 잘 되고 열량이 낮은 편이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들었다(듣기만 했다. 엄마의 찐 감자를 먹고 자랐지만 패스트푸드로 접하는 감자튀김이 매우 친숙해진 어른이에게는 감자와 다이어트를 연결하기가 다소 어렵다). 특히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는데, 가열해도 손실이 적어 다양한 요리로 즐기기에도 좋은 은혜로운 식재료 중 하나다.


감자 요리를 할 때 기억해야 할 건 딱 4가지. 시중에 유통량이 많은 수미감자처럼 ‘중질감자’ 외에도 포슬한 맛의 ‘분질감자’와 쫀득한 맛의 ‘점질감자’까지 품종별로 맛이 다르다는 것, 써는 모양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는 것, 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주면 감자끼리 엉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양파와 함께 사용하면 색이 변하는 갈변현상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역시 써는 모양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는 이야기. 감자를 썰 때는 감자 속의 칼슘이 용출되는데, 칼슘이 펙틴과의 가교 역할을 해 단단한 식감을 형성하고 어쩌고 블라블라~ 결론은 감자를 조금 더 부드럽게 즐기고 싶다면 감자를 두껍게(크게) 썰어 요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두꺼워야 부드럽다고? 믿을 수 없는 건 직접 해보면 알지 않겠는가? 바삭하게, 파근파근하게 원하는 질감으로 요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도전해 봤다. 과연, 가히, 그러하다. 써는 모양과 두께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니, 감자요리는(내 마음에 드는 대로 잘라) 집에서 꼭 도전해 보시라.


아래는 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감자 썰기 방법 7가지.


✅ 동글게 원형 썰기

감자의 원형 모양을 그대로 써는 방법으로 용도에 따라 두께를 달리해서 사용하면 된다. 2mm 정도의 두께로 썰어 스테이크 사이드로 구워도 좋고, 1mm 정도로 얇게 썰어 튀김이나 전 등으로 활용해도 좋다.



✅ 벌집모양으로 썰기

감자를 얇게 썰기 위한 팁은 채칼! 채칼의 칼날을 활용해 모양을 내 써는 방법. 돌기가 있는 칼날의 결을 번갈아가면서 밀어내면 된다.



✅ 반의반 잘라 은행잎 썰기

감자의 반을 썰고, 또 한 번 반으로 썰은 상태에서 썰은 면을 바닥에 두어 잘게 은행잎 모양으로 써는 방법. 국이나 찌개, 볶음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형태다.



✅ 얇고 길게 채썰기

원형썰기한 감자를 한 번 더 얇게 결대로 써는 방법. 볶음, 전, 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 네모나게 깍둑썰기

원하는 두께로 원형썰기한 감자를 가로, 세로로 일정한 간격으로 썰어 큐브 형태가 되도록 써는 방법. 잘게 썰어 카레, 국, 찌개 등의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 껍질째 웻지모양 썰기

껍질 채 깨끗하게 씻은 감자를 반으로 자른 후, 반달 모양 그대로를 살려 써는 방법. 오븐이나 팬에 구워서 먹는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 들쭉날쭉 마구 썰기

감자를 반으로 한 번 썰은 후, 감자를 돌려가며 한 입 크기로 써는 방법. 찜닭, 갈비찜처럼 재료를 크게 넣고 조리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재료 : 당근, 무 등)



더 다양한 요리 이야기 & 출처: 새미네부엌 <7가지 감자 썰기>


매거진의 이전글 내 소원은 피카츄 도시락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