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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네부엌 Aug 02. 2024

여름용 샤브샤브, 초간단 '알배추찜'

샤브샤브가 땡기는 날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어느 마음에 돌 던지고 싶은 그런 날. 뜨끈한 국물에 갖은 채소들 퐁당퐁당. 식탁 주위에 모여 앉아 보글보글, 육수 끓어오르는 냄비에 먹고 싶은 식재료들 때려 넣고 적당히 데쳐 올려 달콤, 매콤, 짭짤한 소스에 또 퐁당퐁당.


무르익은 채소의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육수&소스와 한데 어우러져 응어리진 맛. 속 달랠 것도 없이 바로바로 뱃속으로 직행해도 괜찮을 것 같은 따뜻하고 흐물텅한 식감 덕분에, 급한 성격대로 다 욱여넣다 보면 배가 엄청나게 불러온다. 역시 기분이 별로일 땐 맛있는 걸 먹어줘야 함.


헌데 그런 샤브샤브가 먹고 싶은 '여름날'이 오면 샤브샤브 대신 배추찜을 만든다. 꿩 대신 닭을 잡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너무너무 더우니까! 조리대에 서서 요리하는 도중에도 더운 김 쐬는 곤욕을 줄이고 싶은데, 더욱이 팔팔 끓는 국물 옆에서는 해야 하는 모든 동작이 번거롭기 마련이다. 남들은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 먹는다는 배추찜이지만, 나는 많은 공수 없이 초간단 샤브샤브를 먹고 싶을 때 꺼내든다(물론 국물이 자작할 정도라 샤브샤브보다 칼로리 또한 적을 듯!).



만드는 방법은 초 간단하다. 밑준비가 끝난 재료들 냄비에 차곡차곡 쌓고, 물 1컵, 요리에센스 연두 1스푼을 넣은 후 뚜껑 닫아 은근하게 끓이기만 하면 끝. 냄비 속에 들어찬 재료들을 찌거나 삶는다는 느낌이면 된다. 채소는 하얗고 초록한 것들 중 익었을 때 숨이 폭- 죽어 흐물흐물한 식감으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취향 따라 내가 좋아하는 채소들을 채워 넣으면 된다는 말이다.


불 위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축축하게 수분이 많이 나오는 채소가 더 좋다. 그래서 항상 제일 먼저 올리는 것이 바로 알배추. 그 위엔 부추나 쪽파 같은 초록이를 겹겹이 덮어 향을 내준다. 또 팽이나 새송이 같은 버섯류를 한 입 크기로 손질해 올려도 쫄깃하게 먹을 수 있는데, 시원한 향이 나는 버섯을 넣어주면 다 끓여 뚜껑을 열 즈음 편백찜기 같은 도구가 분명 없는데도 편백향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다 든다.


물론 채소만 넣었을 때 아쉬운 단백질의 맛을 보충하려면 훈제 오리고기 한 팩 뜯어 촘촘히 올려줘도 좋다. 냄비 속 열기로 고기 기름이 녹으면서 채소에 흡수되면 촉촉하면서도 고소한 채소찜으로 더더욱 맛있어진다. 오리고기 대신 우삼겹, 차돌박이, 대패 삼겹 등 얄팍한 고기를 써도 좋다. 뭉근하게 쪄낼 때 맛있어질 고기의 맛과 결을 상상하며 내가 좋아하는 고기로 준비하면 환상.


그리고 마지막 단계. 알배추찜의 백미는 역시 찍먹 소스! 오리고기에는 간장, 설탕, 식초, 머스타드, 물을 섞어 만든 간장소스를 추천. 돼지고기를 올렸다면 청양고추, 레몬즙, 설탕, 액젓, 다진 마늘이 섞여있는 누린내 싹 잡아주는 소스를 추천. 소고기용으로는 노른자, 연겨자, 설탕, 식초, 연두를 섞어 깊은 맛이 나는 소스를 추천한다. 사실 소스 3가지를 모두 다 만들어 곁에 두고, 젓가락을 들 때마다 요리조리 다른 맛을 찍어 입에 넣는 것을 제일 추천한다.



차곡차곡, 블록처럼 쌓여있던 고기와 채소들이 줄어들 즈음, 내일은 어떤 찜을 해볼까 장바구니를 뒤적이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알배추찜. 요리라고 하기에도 뭐가 없는 심플 최강자, 라따뚜이보다 어여쁜 알배추찜의 상세레시피는 하단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여름용 샤브샤브, 초간단 ‘알배추찜’ 재료

주재료

알배추 1/2개(300g)

부추 1줌(50g)


부재료

훈제 오리 슬라이스 1팩(300g)


양념

물 1컵(200mL)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10g)


오리고기용 소스

새미네부엌 진간장 1.5스푼(15g)

설탕 1스푼(10g)

식초 1스푼(10g)

홀그레인 머스터드 1/2스푼(20g)

물 5스푼(50g)


✅여름용 샤브샤브, 초간단 ‘알배추찜’ 만들기

1. 알배추 1/2개(큰 잎 약 10장)는 한 잎씩 깨끗이 씻어 준비한 후 4~5등분 정도로 자르고 부추는 4~5cm 길이로 잘라요.

2. 훈제오리는 끓는 물에 20~30초 정도 가볍게 데쳐주세요.

3. 냄비에 배추, 훈제오리, 부추 순으로 겹겹이 쌓은 다음 물과 연두를 넣어 뚜껑을 닫고 중약불에 10분간 익혀요.

4. 완성된 배추찜은 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완성!

* 오리고기용 추천소스: 진간장(1.5), 설탕(1), 식초(1), 홀그레인 머스타드(0.5), 물(6)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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