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블루
조니워커 블루는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블랜디드 위스키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인터넷 상에서는 블랜디드 위스키를 브랜디와 혼동해서 '브랜디 위스키'를 좋아한다는 글도 종종 발견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게 알려드립니다.
일단 위스키를 크게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미국 위스키로 나눠봅시다.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스카치 위스키죠? 스카치 위스키는 원재료에 따라 다시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싱글 그레인위스키, 블렌디드 그레인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일단 지금은 싱글몰트 위스키와 블렌디드 위스키를 구분하는 방법만 설명하겠습니다.
스카치 위스키의 제1의 재료는 보리입니다. 보리 100%로 만들었을 때 ‘몰트’라는 말이 붙습니다. 보리를 발아시킨 후 건조한 맥아를 영어로 몰트라고 하니 당연한 것이죠.
어느 하나의 위스키 증류소에서 생산한 이 몰트 위스키 원액을 이용해서 위스키를 만든 것을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하나의 증류소가 오크통 여러 개에서 다양한 햇수로 숙성된 몰트 위스키 원액을 이리저리 섞어서 만들어도 싱글몰트라고 합니다.
싱글몰트 위스키에서 싱글은 위스키 원액이 딱 하나의 증류소에서 생산되었다는 의미에서 싱글입니다. 보리로만 만들었다고 해서 싱글이 아니고, 오크통 하나만 사용했다고 해서 싱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보리로 만든 위스키와 보리 외에 여러 가지 곡물을 사용하여 만든 위스키를 섞어서 만든 위스키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조니워커 블루가 블렌디드 위스키다"라는 문장 하나로 '조니워커 블루는 스카치위스키'이고, '조니워커 블루는 보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곡물을 원재료로 만든 위스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위스키에는 싱글몰트 개념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두 블렌디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옥수수가 주로 사용되면 버번 위스키, 호밀이 주로 사용되면 라이 위스키가 되는 것이고, 옥수수나 호밀 외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곡물 간의 비율을 매쉬빌이라고 부릅니다.
스카치 위스키가 싱글몰트냐 아니냐에 중점을 둔다면 미국 위스키는 매쉬빌이 무엇이냐에 중점을 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사실 미국에서 블렌디드 위스키라는 말은 위스키와 증류주를 섞은 술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은근히 블렌디드 위스키를 무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싱글몰트 위스키처럼 개성을 중시하기보다는 대중성이나 접근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맛이 다 비슷하거나 특징이 없다, 혹은 부드럽고 쉽게 마시기에만 좋다 등의 이유 때문인데요, 그러나 조니워커 블루는 다릅니다. 싱글몰트 애호가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블렌디드 위스키라 하면 바로 조니워커 블루입니다.
조니워커 블루는 풍미의 다양성과 맛의 집중도가 훌륭한 위스키입니다. 보통의 블렌디드 위스키나 심지어 저렴한 싱글몰트 위스키조차도 풍미가 단순하거나 맛이 집중되지 못하고 아주 옅은 느낌으로 쉽게 흩어져 밍밍한 맛이 나는 제품들이 있는데요, 조니워커 블루는 풍미가 아주 복잡 다양한 데도 어느 하나의 맛도 대충 흩어져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알코올 자체의 풍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부드럽고 입안에서의 감촉도 매끄럽습니다.
바닐라, 초콜릿, 커피, 아몬드, 헤이즐넛, 캐러멜, 오렌지, 꿀, 버터스카치 등의 풍미에 은은한 오크향과 피트 스모크가 더해져 아주 섬세하고 매혹적인 맛을 느끼게 합니다. 입안에 스며들듯 목으로 넘기고 나면 감초, 계피 등의 향신료와 말린 과일, 피트의 향이 비강을 통해 전달되면서 만족스러운 여운을 남깁니다.
조니워커 블루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은 상온에서 니트로 천천히 마시면서 물을 한두 방울씩 떨어뜨려가며 숨겨진 풍미를 발견하는 것이겠죠. 온더락이나 하이볼로 마시면 조니워커 블루의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완전히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나는 오직 싱글몰트 위스키만 마신다" 하시는 분들. 조니워커 블루를 드셔 보시면 블렌디드 위스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