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여행에서 이틀 동안 3만 5 천보를 걸었다. 하루는 비에 젖어 마을 안 길을 걸었고, 날이 개인 다음날은 머리에 해를 얹고 땀을 흘리며 걷고 또 걸었다. 발바닥에 큰 물집이 잡혔지만, 걷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짐을 최소로 줄인 배낭인데도 어깨가 아프게 무거웠다. 더 단출하게 길 떠나는 마음을 배워야 할 것 같았다.
이번 우도 여행의 몇 가지 목적 안에는 보고 싶은 장소와 전시가 있었다. 우도에 조성된 ‘훈데르트 바서의 마을'이라 할 만한 넓고 아름다운 공간 이야기이다.
처음 ‘우도'작은 섬에 리조트가 들어 올 계획은 당연히 주민 반대에 부딪힐 일이었다. 여러 타협점을 찾은 결과, ‘훈데르트 바서' 철학을 담은 친환경적 건물을 짓기로 약속됐다. '훈데르트 바서'의 건축엔 타일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타일공들이 '노동'이 아닌 '창작'으로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작가 정신 그대로 깨진 타일은 타일공들의 창의력으로 작업해 만들어졌다.
'자연에는 칼로 자른 듯한 직선 공간이 없다.'
대부분 곡선으로 이어진 훈데르트바서 마을의 건축물은 ‘우도’의 한 부분처럼 어우러졌고, 그 안에 머무는 내내 마음을 편하게 했다.
자연과 하나 되는 건축물과 미술세계를 통해
'훈데르트 바서'가 펼쳐 놓은 철학적 질문은
내 우주에 명징하게 전해졌고, 그 의미를
곱씹으며 몇 시간을 이 공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