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브런치 글쓰기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 성장 이야기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은 날들이었다. 2023년 9개월의 브런치 글쓰기 생활이 곧 해를 넘기게 됐다. 글을 매일 쓰게 된 일과 따뜻한 격려와 위로, 응원받던 모든 시간이 글쓰기의 동력이 됐다.
무조건 썼던 시간
쓰지 않고서 아무것도 논할 수 없으니 그저 매일 성실히 쓰기로 마음먹은 시간이었다. 일상의 작은 습관을 바꾸고 시간을 아꼈다. 마음에 고였던 걸 꺼내 쓸 때마다 조금씩 더 잘 쓰고 싶어졌다.
여전히 손으로 적는 간단한 메모에서 글이 시작됐고, 노트북에 옮겨 초고가 나오면 그다음은 무한 퇴고하는 시간이 이어지느라 글 한편 쓰기가 오래 걸렸는데, 글은 항상 노력한 만큼만 결과를 보여줬다. 매일 하나 이상의 언덕 넘기를 허락하지 않는 무척 인색한 친구였다.
연재하기
앞서 써둔 글을 6권의 브런치 북으로 묶었고, 세 가지 주제의 브런치 북을 주 5일 연재했다. 개인적으로 그즈음 큰 딸이 캐나다로 떠났기 때문에 글쓰기에 더 몰두할 필요가 있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더 '불편한 상황'에 두고 글을 써야겠다고 각오를 다졌었다.
'응원하기'
이 기능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있는 걸 알고 있지만, 어차피 브런치 수익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또한 누구나 알 것이다. 한편, 나는 누가 내 글을 돈 주고 보겠나? 생각하며 무작정 주 5일 연재를 시작했었다.(막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땐 감사하면서도 송구한 마음이었다)
현재, 나는 연재하던 3개의 이야기 중 '얘들아 청소부터 해보자'를 15회로 완결했고, 다음 주면 '산문적인 인간'의 연재도 완결된다. 사춘기 딸과 협업하고 있는 '사춘기야 놀자'만 연재가 좀 더 남은 상태다.
주 5일 연재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을 생각하면, 누구든 직접 경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이 문제고 또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는 스스로 경험해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재가 끝나고 나면
우선 연재는 쉴 생각이다. 이것 역시 연재를 경험했기 때문에 얻게 된 생각이다. 좋고 나쁨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나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를 알아챈 것이다.
삶의 표피에 머물기를 벗어나 그것이 내게 건넨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고, 왜 쓰려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 찾아왔다. 앞으로도 더 많이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됐다.
브런치 스토리 시스템이
어떤 계산을 하는지 하지않는지 나는 모른다. 그저 나는 글 쓸 곳이 간절히 필요했고, 이곳에 내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만으로 감사한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브런치 안에서 실컷 넘어져 무릎이 깨지고 엉덩방아를 찧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 실컷 시도하고 망치고 다시 쓰고 싶다.
글 쓰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여러모로 선한 영향력이 된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씩 이곳에서 부단히 글 쓰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들과 소통하며 서로 자극을 주고받고 싶다.
더 작아질 결심
작은 요행도 허락하지 않는 글쓰기 앞에서 나는 더 작아지기로 마음먹는다.
지난 9개월 동안 제 글을 읽고 함께 공감해 주시고 말 걸어주셨던 많은 작가님들 고맙습니다.
오늘 밤 모두의 마음에 산타가 다녀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