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2쇄 축하!
그 무렵, 브런치 작가님들 출간 소식이 연이어 올라왔다.
제주시내 제법 큰 서점에 몇 분 작가님 책을 주문했다.
그중 한 권이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였다. 이틀 뒤 책이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은 나는, 마치 서점에서 작가님들을 만나기라도 할 것처럼 달려가 책을 받아 들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얼굴 한 번 본 적 없음에도 브런치 작가님들과 이렇게 친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아마도 진심이 담긴 글을 공유하며 쌓인 시간 때문일 것이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참 그렇다.
소위 작가님 글을 종이책으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고심과 애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책은, 삶을 지탱하는 숱한 부사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밌는 것은 새로운 부사가 소개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읽는 이의 감정을 부사에 대입시키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내게도 유난히 마음을 붙잡는 부사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43P) 설령, 혼자 남겨질지라도였다.
기형도의 <엄마 걱정>이란 시를 읽을 때마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그런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설령 이란 부사를 따라간 그곳에서 찬밥처럼 담겨 외로움을 견디던 아이와 만났다. 서로 나이는 다르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금세 친구가 됐고, 함께 있으니 어쩐지 둘은 덜 외로워 보였다.
이제 그곳에 외로운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서로를 토닥이며 모두 그만 외로우면 좋겠다.
-그녀는 143P)에서 '기어이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그렇게까지 비장해지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나를 멈춰 세운 문장은, 그렇게까지 비장해지고 싶지 않다였다. 그 문장엔 오히려 지금껏, 기어이 해내느라 비장했을 그녀 삶이 어른거렸다.
나는 이제 그녀에게 더 이상 비장 할 필요 없는 날이 이어지길 바라보았다. 그저 꾸준하기만 하면 되는 날들은 얼마나 홀가분한 날들이겠는가.
-생의 근원적 외로움에 휘둘려온 그녀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말했다.
생은 계속돼야 한다고.
설령, 비록, 아무리 같은 부사가 다시 삶을 흔든다 해도 말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삶이 충분하지 않기에 더 사랑해야 한다고 말이다.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는
소용돌이를 뚫고 나온 사람의 목소리였다.
비록, 은수의 리뷰는 늦었지만
마침내, 2쇄를 찍었다는 소식에 물개 박수를 보냅니다.
결국, 3쇄, 4쇄 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