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멤버십 전환에 부쳐-
요즘 브런치는 멤버십 전환을 앞두고 여러 시스템 변경이 이뤄지는 모양이다.
실제로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되던 게 안되고, 안되던 게 되며 나도 살짝 스텝이 꼬였다.
-당장, 새로 시작한 연재 [기억이 말을 걸면] '요일 선정'부터 문제가 됐다. (비슷한 분이 있을까 적어둔다)
나는 브런치 북 편집 과정에서 연재 요일을 주 1회,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한번 수정했다. 그런데 이미 15편가량 글이 준비된 상태여서 뒤늦게 주 3회 발행도 가능하겠단 판단이 섰다. 그러나 다음날 요일 추가를 하려고 보니... 안된다!
*발행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인 7월 24일부터 요일 변경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떴다.
-그에 따라 7월 24일까지는 부정기적으로 글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뒤, 다음 문제가 생겼다.
나는 연재 요일인 화요일이 아닌 어제 목요일에 <3화; 엄마의 달걀프라이>를 올렸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바뀐 브런치 시스템은 이제, 연재 요일 외에 발행할 경우 브런치북에 담기지 않았다.(어제는 안됐지만, 현재는 또 다를 수 있다)
그 결과, 브런치북 [기억이 말을 걸면]에 담겨야 할 <3화; 엄마의 달걀프라이>는 현재 집을 잃고 떠도는 중이다.
현재로선 발행일인 다음 주 화요일에, 3화가 제 집을 찾을 수 있길 바랄 뿐이다.(아마도 리셋 후 재 발행 해야될 듯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문득, 브런치와 함께해 온 지난 2년 여의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처음 이곳에서 글을 썼을 때, 광고 하나 없이 오롯이 글로 소통하는 환경이 참 좋았다. 따뜻한 댓글과 공감이 넘치는 공간, 매일매일 글을 쓰고 또 읽으며 ‘글쓰기의 천국’이라 느꼈던 순간들이 돌이켜 생각해도 무척 소중하다.
사실, 기술적 혼란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건, 브런치의 정체성이 점점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브런치는 작가 선발로 뽑은 작가를 ‘크리에이터 배지’로 다시 나누었고, 이후엔 ‘응원하기’ 기능을 통해 수익 중심 구조로 옮겨갔다. 응원받은 금액이 글의 가치를 좌우하게 되며, 자발적 품앗이나 지인 지원이 상위에 노출되는 모습에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변화가 있은 후 나는 브런치에서 매일 하던 글 발행을 멈췄다. 하지만 글쓰기를 그만두진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이 있게 글을 다듬어 작가의 서랍을 채워갔다. 브런치에 올리려고 쓴 글을 공모전에 내고 몇 차례 상을 받은 일은 오히려 용기가 돼, 이곳에서 흔들린 정체성의 중심을 잡아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멤버십이다.
이 구조 전환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갈리는 걸 보았다. 누구는 멤버십 신청을 포기한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멤버십으로 전환을 하겠다고 했다. 아예, 작가 구독 할 일은 없을 거라고 못 박는 이도 있었다.
이유를 보면 모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내용이다. 그저 다른 게 있다면 개인마다 어떤 점을 우선순위에 두는가의 문제일 뿐, 걱정이나 기대 모두 비슷해 보였다.
어쩌다 보니, 응원하기 제도 전과 후를 온몸으로 경험한 입장에서 또 하나의 갈림길에 선 느낌이다.
브런치에는 가끔, 조회수가 터졌다! 는 글이 올라온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고, 처음엔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사실에 기뻤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이 생기면 조금 무섭다. 라이킷이나 구독을 누르지 않고 내 글을 읽고만 간 그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 누구란 말인지.
결론은, 조만간 나 역시 멤버십 전환을 할 것 같다.
다들 하는 걱정은 나 역시 하고 있다.
다정한 나의 독자인 작가님들과의 소통 창구만 제한되는 건 아닐까?
내 글이 과연 돈을 받을 만한 글인가? 등등..
어쩌면 오히려 그곳은 '변방'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나의 창작과정을 존중받고 싶다.
또한, 창작물에 대해 최소한의 장치로 보호도 받고 싶다.
[내 글이 돈을 내고 볼만한 글인가?]
-돈이 아깝지 않은 글을 쓸 것이다. 나는,
진심을 모은 끝에야 글이 써졌으므로 자료를 찾고, 오래 생각에 빠졌다. 지금껏 후딱 써서 올린 글은 하나도 없었다.
쓴 글은 매번 수없이 퇴고한다. 그럼에도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글의 방향이나 분위기, 문체까지 매번 달라지기 위해 시도하는 그 과정조차 도움이 되도록 쓸 것이다.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나는 경험을 통해서 얻은 지혜나 통찰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왔다.
나는 경험으로 성장한 사람이다. 어느 경험도 내 삶에 허투루 지나간 일은 하나도 없었다.
이젠 그것을 나누는 글을 쓸 때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멤버십 전환에 부쳐]
나는 멤버십 전환에 있어 많은 분이 더 용기 내시길 바란다.
글 쓰기가 취미를 넘어 일이 되는 게 싫다면 모를까,
정말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분이라면 해보기 전에 두려워하지 말자고 전하고 싶다.
품앗이가 아니라 나도 내게 도움이 될 글은 찾아 구독할 것이고, 반대로 내 글이 도움이 되는 분들이 찾는 곳이 되길 바란다.
행여, 그곳이 변방일지라도 경험해 본 뒤에야 뭐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곳이 어디든 도전할 때에야 우리는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저는 지금 새 연재의 스텝이 꼬인 상황이라, 그런김에 일부 재 정비하며 당분간은 현 상태를 유지해 발행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