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빈틈, 모자란
삶은 결핍과 충족 사이를 오가는 진자 운동과 같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무언가를 갈망하고,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채우고 비우는 과정을 반복했다. 먹고, 자고, 사랑하고, 또 배워야만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존재. 이 연쇄적 욕구는 고통이 따르지만, 결핍은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원초적 동력이었다.
우리에게 간절함이란 허기가 없다면, 삶은 생기를 잃고 무거운 나태를 불러왔다. 오히려 일정한 배고픔이야말로 우리를 깨어 있게 했다. 결국, 결핍은 우리를 괴롭히는 동시에 살아 있다는 증거였고, 마침내 우리를 성숙으로 이끄는 통로가 됐다.
그때, 나는 사춘기 정점인 중2, 막내와 함께 독립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누가 뭐래도 '성적보다 중요한 삶이 있다'는 한 가지 사실을 굳건히 믿으며 시작한, 조금은 무모한 모험이었다.
홈스쿨이란 모험에 앞서 나는 대대적인 집 정리를 단행했다. 비우는 것도 중요했지만, 정리의 핵심은 아이가 집 안 구조를 정확히 알고,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 기본 정리가 안 돼있으면 매번 아이는 ‘엄마!'를 외칠 테고, 그때마다 관계는 다시 의존적 패턴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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