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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이의 삶 18화

18. 기억, 칼이 되는 말

권리 말고 의무

by 은수

요약 문장:

어른 삶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당에 그 곁에 있는 아이 삶만 결핍 없이 천진하고, 밝기만 할 수는 없었다. 어른에 기댄 아이 삶도 밝음이나 어둠 정도로 표현하기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부모의 메시지-
과거 친권은 물건에 대한 사람의 지배권처럼 부모가 자녀에 갖는 일종의 지배권이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부모 권리의 객체였을 뿐이었다.

2007년 유럽연합 친권 법 원칙에는 부모의 권리 대신 '부모의 의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 의무 중 하나로 자녀와의 정서적 관계 유지 의무를 들었다. 아이에게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배우자에게 폭력을 썼다면 친권이 상실되도록 했는데, 이는 자녀의 심신 성장, 인격 형성에 포함되는 폭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상한 정상 가족-에서 인용>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은 아이의 우주를 세우는 최초의 별자리와 같았다. 어떤 말은 등대가 되어 길을 밝히지만, 어떤 말은 굴레가 되어 아이 가능성의 문을 닫아 버렸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 사실을 종종 잊었다.


'3학년 이희영, 자가 격리 중이라 결석합니다.'

이 무렵 학부모에게 가장 많이 받은 문자 메시지였다. ‘아, 그렇군요. 희영이와 어머님 모두 고생 많으시네요. 희영이 얼른 낫고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답글을 보내자마자 곧바로 다시 문자가 왔다.

‘선생님, 전 희영이 아빠고요. 희영이는 엄마 없어요!’

잔뜩 날 선 목소리가 메시지를 뚫고 나왔다. 나는 잠시 멍해져서 문자 메시지의 의중을 되짚었다. 내가 죄송해야 할 상황인 건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메시지를 받은 탓에 나는 잠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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