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osoft Excel 1991

Free-duty

by 세모아저씨


COUNTIFS

나는 이번 여름 지금 아름다운 것들과 과거에 아름다웠던 것들 중 나에게 무엇이 많은지를 시간을 내 세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다 그 방법을 생각하기로 여전히 아름다운 것들에서 과거에만 아름다웠던 것들을 빼는 게 빠를까? 하다가 과거에 내게 아름답지 않았으나 이제는 아름답다고 느끼게 된 것들에 대해서 혹은 그 반대의 것들에 대해서 좀 공허한 미련 같은 것을 얻게 됐다. 그 아련한 터닝포인트들을 일일이 어떻게 떠올려야 할지 그것은 아직 지니도 시리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펜을 잡고 종이에 이것을 나열하자니 엑셀을 두고 주판을 튕기는 꼴이라 정말 아득한 것들에는 과거라고만 이름을 붙이고 다른 꾀는 붙이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게 여전히 아름다운 것들이라고 태깅 한 사물과 시간의 기억들 중 많은 것들은 돌이켜 떠올렸을 때에 언제든 아름답기도 하지만 또한 하나 둘 어느새 잊혀 과거에만 아름다웠던 것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VALUE

그러다 나는 이 행위를 시작한 것 일의 목적을 생각해 봐야 했다. 나는 아름다운 것들을 새로 발견하며 사는 사람인지 아니면 이제는 지나간 것들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하거나 간직하는 일이 더 많은 사람인지 내가 나를 알고자 함이었던 거다.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결과 혹은 요약을 한 SHEET에서 보고 싶은 욕심과 쉽게 편하게 라는 미온의 나태함의 중간에 늘 서 있다. 나는 평일 09-18시까지만 이 사회에 유효한 생각을 하는 날들을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다만 ‘평소와 마찬가지로’의 ‘평소’의 때가 사회의 유효한 나인지 나인 나인지 그것은 참 고민스럽다.

INDIRECT

나는 지나가는 이번 여름 몇 가지 전시와 글과 영화와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그 끝 언저리에서 돌아보아 회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무제라는 작품들이 사실 같은 무제가 없음에도 무제는 같은 무제로 취급하는 세상에 대해서도. 많은 무제의 뒤에 있는 위대함을 직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CONCATENATE

그러면서 읽어 본 지난 나의 메모는 문득 스쳐 지나가는 것을 쓸 때에는 살고자 하는 내용이 담겼고 오래 생각한 것을 쓰면 어떻게 죽자고 하는 다짐을 담았다는 것을 알았다.

ABS

아름다운 것들과 아름다웠다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것에서 또 어떻게 죽어야 하는 것인지로 이어지는 고민은 결코 비밀이어서는 안된다.

NOW

언제나 누구와도 다른 사람이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닮아가야만 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살아간다. (‘살’아간다를 ‘갈’아간다 라고 친 오타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되려 더 맞는 말이다.) 나는 우연이 가장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우연한 샛길을 만나기를 하며 여름을 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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