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편지
길에서 편지를 주웠다.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잡혀 들어갔다.
다행히 의도하고 버린 편지라 무혐의가 됐는데도
그 간곡한 문장들을 이제 내가 다 떠안고 살게 됐다.
세상에 나와서 무기수로 징역을 살자니
판사인 글쓴이의 자비가 참 고프다.
읽기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죄책감도
이 덜떨어진 죄수의 사리사욕과 사치를 손가락질 한다.
그저 문장을 도둑질 했다.
몇 구절 가슴에 구겨 넣었다.
‘이도 오래 가지고 있으니 완전히 내 것이 아닌가?’
이제는 억울하기까지 하다.
옥중에서 이 편지를 적어 세상에 부친다.
“게 누구든 좀 훔치게. 남은 내 형량이나 같이 합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