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63
아이가 태어나고 삼백일이 넘었다.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설거지 + 청소 + 애보기 임무가 주어진다. 와이프도 쉬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때론 짜증이 난다. 쉬고 싶은데 못쉬니까. 놀고 싶은데 못노니까.
그래도 칼퇴에 휴가까지 많아서(27일) 일-가정 밸런스를 지키기 용이한 편인데도 문득문득 짜증이 올라오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오늘 아래와 같은 기사가 떴다...
지난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10동 6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공무원 A씨의 남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A씨는 일요일 아침 청사에 출근했다 어지럼증에 쓰러졌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비상계단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전날 토요일도 근무했다. 이날까지 7일 연속 근무한 셈이다.
가슴이 아프다. 아픈걸 넘어서 참담하다.
이건 국가의 직무유기고 살인방조다.
국가가 정말 국민들이 아기를 낳고 인구수를 유지하기 바란다면, 애키울 각오까지 하라. 더 이상 엄마들에게 짐을 떠 넘기지 말아라. 그리고 여성이 일과 육아 사이에서 양자택일 하지 않을 만큼의 재원을 마련해 투자하라. 그것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출산파업은 계속될 것이다.
심장이 멎을만큼 힘겹게 일하고 아이를 키워온 그녀에게 애도를 표한다. 이제 곧 5월이면 유민이도 복직한다. 남의 일이 아니다. 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심장이 멎을만큼의 부담 속에서 아이를 키우게 하고싶지 않다. 내가 해야할 몫도 더 늘어나겠지...
하지만 난 이 모든 것의 책임을 국가에 물으려 한다.
근대국가는 누군가의 심장으로 쌓아올린 탑이 아니다.
근대국가는 상호 약속과 신뢰로 쌓아올린 탑이다.
이제 국가가 답해야 한다.
대한민국에게 고한다.
아이를 낳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키울 각오까지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