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딸기

왕의 남자

딸記 #20. 16-04-20

by 오세준


‘오’와 ‘리’가 모여 만든 오리네는 유구한 전통이 있다. 생일인 사람은 그 날의 왕이 된다. 서로를 ‘생일자’로 칭하며 그 날은 모든 게 용서되고 모든 게 상찬된다.

오늘은 유마니우스 왕의 날이다. 생각해보니 유마니우스는 임신 중에는 임시로 ‘왕’ 칭호를 부여받았고 출산 후에는 ‘최고존엄’이라는 영구적 칭호까지 획득했다. 거기에다 오늘은 왕까지 더해졌다. 음… 난 일년에 한 번만 왕인데…

그런데 왕보다 더 높은 분이 있다. 바로 덕부니우스 대제시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군림하시며 우리의 헌신과 복종을 이끌어내셨다.

작은 몸짓과 표정 하나로 우리의 희노애락을 좌우하고 잠들기 전까지의 모든 시간을 바치게 한다. 참으로 어마무시한 카리스마!

비유하자면 유마니우스는 입헌군주고 덕부니우스는 전제군주같다. 불쌍한 신민인 나는 두분을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해방은 꿈꾸지 않는다. 헌신의 대가로 사랑과 기쁨을 얻었으니 말이다.

두 귀한 존재를 모시게 되어 영광이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돌아올 나의 생일을 기다린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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