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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준 May 20. 2016

(정치심리학) 그 많던 소똥은 누가 다 먹었을까?

오늘의 심리학 #5

   아마 최근 미국 대선을 지켜보면서 다들 한번쯤 생각했을거다. '공화당이 아무리 맛이 갔어도 그렇지, 테드 크루즈, 마크 루비오, 트럼프가 내뱉는 말들은 우리말로는 개소리, 갸들 말대론 소똥bullshit 아닌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국애들이 설마 소똥을 기어이 먹으려 들까? 에이... 그래도 힐러리가 되겠지...'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심리학 연구결과를 보고 진짜로 미쿸아해들이 트럼프소가 싼 똥으로 스테이크를 구워먹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인지심리학자 Gordon Pennycook이 만든 헛소리 생성기(걍, 말도 안되는 문구들을 무작위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를 활용해 Ulm 대학의 심리학자인 Stefan Pfattheicher, 그리고 Kassel 대학 심리학부의 Simon Schindler가 미국의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과 진보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헛소리 탐지기bullshit detector' 성능을 확인해보았다.

   #2. 공화당 후보 지지자와 민주당 후보 지지자 196명을 모아 놓고 일련의 무의미한 격언들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얼마나 심오한지 점수를 매기게 했다.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3. 크루즈, 루비오, 트럼프 지지자 순으로 "의식은 일관성, 그리고 우리의 성장이다 Consciousness is the growth of coherence, and of us" 같은 심오해 보이지만 사실은 헛소리에 불과한 문구들을  두고 진짜 심오한 것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 이 연구는 PLOS ONE(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에 실렸다. 연구의 결론은 단순하다. 보수적인(conservative) 사람들일수록 진보적인(liberal) 사람들보다 무의미한 진술들을 두고 심오하다고 여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 원인은 아직은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지만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보수적인 사람들은 덜 성찰적less reflective이며 아마도 이것이 그들을 심오한 듯한 헛소리에 특히 취약하게 만드는 것일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 필자는 지능지수의 차이가 아닌가 강력히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진보적인 사람들Liberals이 보수적인 사람들conservatives 보다 지능지수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참고자료: http://content.time.com/time/health/article/0,8599,1968042,00.html#ixzz0gw6qkclr)

    #5. 미국 레딧( 미국의 소셜뉴스 사이트)에서도 이 연구 결과를 두고 네티즌들끼리 대판 싸움이 붙었다. 연구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부터, 사실은 그 문구들이 진짜 심오한게 아니냐는 철학적 논쟁까지 암튼 댓글파티가 한바탕 벌어졌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자신과 같은 사회과학자들에게는 깊게 연구해볼만한 신선한 똥무더기를 제공해 줄것이라며 반색하였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똥은 우리의 삶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Bullshit is prevalent in all our lives "

     근데 이 연구를 왜 소개했냐고?
     뭐, 우리도 있지 않은가? 크루즈, 루비오, 트럼프를 능가하는 인재풀 말이다.
그리고 심오해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심오하지 않은 말. 어디에선가 많이 들었다. 그렇다 TV를 틀었는데 그분이 나올 때, 우리는 마치 랜덤 헛소리 생성기가 만들어낸듯한 유사-심오한 문장들의 향연을 피할 수 없으니 즐겨야 했다. 따로 번역기가 필요한 그분의 심오한 어록들을 회상하며 본 글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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