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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준 May 28. 2016

70억 인류에게 70억 젠더를 허하라!

내일의 심리학 #4

사회적 성(社會的 性) 또는 젠더(Gender)는 '생물학적으로 정의된 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정의된 성'을 말한다 -출처 : 위키백과

장르를 뭐라해야할지 모르겠다. 웃기면서도 슬프고, 진부하기 짝이없는 스토리가 끝도 없이 반복되지만 결코 끝나는 법이 없는 네버엔딩 스토리. 그것이 우리가 경험해왔던 젠더 드라마였다. 배역은 남자와 여자, 혹은 아담과 이브. 극작가 겸 연출자 겸 배우 겸 시청자는? 바로 우리다!


환불도 안되고 재미 없어도 중간에 나갈 수도 없다. 서로가 서로의 두 손을 꼭 붙잡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감시하는 웃픈 상황 속에서 간혹 한 두명이 탈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들도 이 지루한 극 자체를 끝내진 못했다. 하지만 이제 그 극은 끝낼 때가 왔다.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과연 어떻게?


간단하다.

더 좋은 극본에 더 훌륭한 연출에 더 멋진 배우를 캐스팅한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드라마로 낡은 드라마에 중독된 사람들을 유혹해야 한다. 꼬셔야 한다.

이 쪽이 더 재밌고 신나고 행복하다는걸 보여줘야 한다.


그러러면 배역이 단 두 개 뿐이고 나올 수 있는 모든 대사와 나올 수 있는 모든 상황이 다 나온,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이후 끝나지 않았던 "남과 여" 드라마 시청을 멈추고 과감히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한 손엔 종이, 그리고 남은 한 손엔 펜을 들고 새로운 드라마의 제목을 적어야 한다. 새로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야 한다.


배역도 이제 남녀 두 개에서 LGBT까지 포함해 최소 4개는 늘려야 한다.

아니, 기왕 새로 찍는거 아예 70억 인류에게 70억 배역을 줘서 드라마에 동참시키자. 그것도 전부 단역이 아닌 주연으로! 그래야 다들 신나서 열심히 연기할 수 있을 것이다. 70억 개의 젠더라는 전무후무한 배역을 던져주자.그걸 우리 모두가 어떻게 소화해낼지 지켜보자. 그것은 참으로 흥미진진할 것이다.


남혐, 여혐 놀이는 과거부터 우리가 늘 보아왔던, 특히 초딩시절의 재연에 불과하다. 자신의 맡은바 배역이 여전히 남자 혹은 여자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연기하는 이들을 굳이 조롱할 필요는 없다. 가련한 그들의 드라마는 곧 시청률 저조로 폐지될 것이다. 우리는 그저 새로운 드라마를 열심히 찍고 함께 시사회를 열며 신나게 즐기면 그만이다. 그들도 곧, 남자와 여자라는 배역을 버리고 합류할 것이다. 그렇기 우리의 드라마는 점점더 많은 이들의 참여로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지고,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질 것이다.


새로운 드라마, 아마 70억 인류가 함께 찍으려면 대본 집필부터 사전제작, 시사회, 정식 방영, 그리고 엔딩까지 시간이 꽤나 걸릴 거다. 아마 21세기 안에 안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을 걱정하랴. 내가 아니더라도 내 아이가, 혹은 내 아이의 아이가. 이 새로운 드라마를 계속 이어갈테니 말이다.


새로운 드라마의 제목,

난 이렇게 지어본다,

"70억 인류에게 70억 젠더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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