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세준 May 12. 2016

(빛길) 건강한 관계맺기

Healthy relationship introduction

저자 마이클 샤프의 가족사진(2006, 디즈니랜드)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번 연재물에서 우리는 무엇이 건강한 인간관계에 기여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해요. 우리는 건강하고,장기적인 관계의 정서적, 지적, 심리적 토대에 대해, 그리고 건강한 관계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해요. 그리고 끝부분에선 우리사회에서 건강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너무나도 어렵게 만드는 몇 가지 심리적/사회적 장애물들에 대해 이야기할 거예요.


    여러분도 이미 알겠지만, 무엇이 건강한 관계에 기여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일단,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는 사실 무엇이 건강한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아요. 이러한 문제엔 여러 가지 측면이 존재하죠. 첫째, 우리는 보통 역할모델로 삼을 만할 사람들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해요. 관계는 거의 1/2의 확률로 실패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각한 관계의 붕괴를 경험하게 되고, 심지어 나이가 들어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때까지 몇 차례의 이혼까지 겪게 되죠. 이들은 또한 아이들을 갖고 있고 이러한 관계 밑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그들이 모델로 삼을 만한 건강하고, 애정 있고, 친밀한 관계를 보지 못해요. 대신에 그들은 분노, 정서적 장애물들, 배신(즉, 속임)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역기능적인 현대 인간관계의 전형들을 보게 되죠. 사실,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친밀감과 관계의 안정성을 갖추는데 필요한 것들을 거의 배운 적이 없어요. 그들의 어른들이 이러한 중요한 주제를 끄집어 내지 않을 뿐 아니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지속적인 관계의 위기와 붕괴를 겪는 이들은 다른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말할 나위조차 없고, 건강한 관계의 필요조건들에 대해 가르칠 입장이 아니에요.


    자 우리가 살아오면서 부모님과 다른 어른들에 의해 배운 바가 없다면, 그리고 우리가 따른 모델들이 종종 역기능적이고 고장 난 것이라면,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지식을 얻어야 하는 걸까요? 사실 두 군데로부터 얻을 수 있어요.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가족, 친구, 그리고 미디어에 의해 제공된 <성역할 대본gender scripts>으로부터 얻으며, 관계 속에서 우리가 갖는 기대는 로맨틱한 디즈니식 이상(理想)으로부터 나오죠. 당신은 이미 후자(디즈니식 이상)에 대해 알고 있어요. 이것은 동화 속에나 나오는 결혼식, 비틀즈의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에요All you need is love", "마법에 걸린 엘라"의 행운의 주문, 그리고 운명이 둘을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류의 생각들을 말해요. 왕자가 역기능적인 가족의 손아귀에서 공주를 구해내 이 젊은 커플이 그 후로 영원히 행복히 산다는 얘기죠. 우리가 그런 식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땐 ”I love you man" 또는 “Hangover" 식의 영화들에 담긴<젠더화된 처방gendered prescriptions>을 받아들이겠죠. 그러곤 우리의 관계가 포스트 모던 시대의 ”뭐든지 괜찮아anything goes" 식의 고도로 개인화된 현대 문화의 압력 하에서 결국 끝장났을 때 울며 한탄하겠죠.


    그리고 여러분은 전문가들에게도 너무 많은 걸 기대할 수 없을 거예요. 몇몇 상담자나 심리학자들은 건강한 관계에 대해 어떤 실마리를 가지고 있긴 하겠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과거의 “부부 상담” 경험을 가진 이들이 털어 놓은 관계에 대해 분명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담자와 심리학자들과 가진 끔찍한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어요. 그리고 그건 꼭 상담자의 잘못만은 아니에요. 우리가 말하는 건, 그게 의도적인 게 아니란 거예요. 여러 가지 것들이 적절한 조언을 제공하는 상담자의 능력을 가로막을 수 있거든요. 보통 그들 자신이 풀리지 않은 어린 시절의 이슈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럴 땐 이것이 상담자의 맹점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남성이 자신의 감정들을 차단해야 하는 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란 결과 이젠 정서적인 단절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어떻게 부부에게 정서적인 친밀함에 대해 코치할 수 있겠어요? 당신 자신이 풀리지 않은 어린 시절의 학대 문제 때문에 깊은 수준에서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당신이 정서적 친밀감에 대해 가족을 코치해줄 수 있겠어요?


  아니면 “아이들의 문제”는 어떤가요? 어떻게 젊고, 독신인데다가 이제 갓 대학을 나온 심리학자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는 난제에 대해 의미 있는 조언을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어떻게 독신의 백인 남성, 애를 키워본 적도 없는 이가,일주일에 여덟 시간을 일하며, 엄마가 아이를 돌보기란 무거운 짐을 전담했던 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란 이가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와 아이돌보기라는 책임에 눈을 돌리고 있고 깊은 정서적 연결의 필요성에 무지한 아빠,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이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겠어요?


  이것들은 정당한 질문들이며 이 글에서 전문가들을 손가락질하기 위해 제기한 게 아니에요. 다만 그들은 성gender,성역할, 그리고 사회화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있거나 보다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그것들은 중요한 문제들이에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논의가 진실로 드문, 그리고 인류의 절반의 정서적 단절이 일상적인(다 큰 남자는 울지도 못해요, 그죠?) 이 세상에서, 좋은 조언을 구하기가 그토록 어렵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에요. 관계가 어째서 그토록 놀랄만한 비율로 실패하는 지 역시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에요.

이제 이 연재물의 핵심으로 돌아갈 때에요. 이 연재물에서우리는 어떻게 성공적이고, 장기적이며,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지에 대해 몇 가지 조언과 지침을 제공코자 해요. 우리는 무엇이 건강한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지, 어떻게 삐걱거리는 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며 여러분에게 우리의 조언과 의견을 제공할 거예요. 이 의견들은 기존의 연구와 18년 동안 우리가 우리 자신의 정서적, 인지적 반응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반응들을 바라보면서 관계 속에서 겪은 경험들을 근거로 삼을 거예요. 또한 우리가 수 년 동안 만들어 온 몇 가지 이론적 관찰들을 근거로 삼기도 할 거예요. 그것은 다음과 같아요.


  1.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서적 욕구, 그리고 종종 심지어 그들의 신체적 욕구까지 그들의 본래 관계 밖에서 충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우리가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정서적, 신체적 친밀감의 결여는 건강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위한 매우 빈약한 토대를 제공해줘요.


  2. 애착의 깊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애착에 가해지는 충격, 그리고 신뢰가 배신당했을 때,개인의 정신에 가해지는 충격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우리는 한 개인으로서 그렇게 행동하도록 배워왔지만, 관계라는 것은, 그 정의 상, 그리고 그 성향 상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커플”에 대한 것이죠.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관계 속에서 연결성과 친밀감의 수준을 더욱 더 높이도록 하는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이러한 압력이 적절히 다뤄지지 않을 때, 관계가 실패로 끝난다는 것을 보았어요. 우리가 이 연재물에서 살펴보겠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친밀감은 종종 a)장애물과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어린 시절의 정서적 트라우마, b)일과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개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화 과정, 그리고 개인과 가정의 정서적인 욕구보다 비즈니스와 경제적인 요구에 더욱 특권을 부여하는 사회화 과정에 의해 토대가 흔들린답니다.


  자, 결론을 내리기 전에 우린 두 가지 정도 짚고 넘어가고자 해요. 무엇보다도 먼저, 이 연재물을 통해 우리는 젠더에 따른 차이gender difference에 관한 모든 관념을 치워버릴 거예요. 우리의 전반적인 가정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서적,지적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사람들은 서로 다른 수준의 친밀감에 익숙해져 있죠), 그리고 익숙한 연결성의 수준이 서로 다르겠지만, 이러한 반응들은 성이라는 구분선을 따라 나눌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여러분이 어째서 “전형적인 남성”이 친밀한 정서적 접촉으로부터 달아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또는 어째서 여성이 산업화된 세상 속에서 어째서 그토록 높은 비율의 우울증을 보이는지를 알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젠더에 따른 차이에 대한 대중적인(그렇지만 잘못된)관념을 넘어서, 어린 시절의 사회화 과정(남성들은 어린 나이에 정서적으로 “차단하도록” 독려받죠), 사회적 구조(미디어는 젠더gender에 기반을 둔 세상에 대한 관점을 강조하고 독려하죠), 그리고 심지어 경제적인 요구(여성이 집에 머물면서 무급, 무지원의 양육과 정서적 노동에 종사하는 동안 남성은 밖에 나가 일을 할 때, 이득을 얻는 것은 바로 체제The System이죠) 까지도 살펴보아야 해요. 


  둘째, 우리는 또한 관계, 적어도 건강한 관계는 본질적으로 정서적인 애착과 연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해요. 우리도 알다시피 관계에는 지적, 육체적, 그리고 심리적 구성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최종적으로 볼 때 관계는 그러한 관계 내에 있는 사람들의 정서적 욕구에 기울여지는 주의에 따라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죠. 불행히도, 이것은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못하며, 게다가, 관계의 정서적 요인은 탐색하기가 좀 어려울 수 있어요.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며, 그 중 특히 우리의 경제적 질서는 매우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는 정서적 애착에 대한 파괴와 억압,젠더에 따른 분리, 그리고 관계를 희생물로 삼아 이뤄지는 개인에 대한 우상화에 의존하고 있고, 심지어 독려하기까지 해요.


Gina and Mike

번역: 오세준   


 Editor'n note

1)마법에 걸린 엘라: 제목은 “Ella Enchanted", Gail Carson Levine 이 쓴 동화이다. 저주에 걸린 소녀 Ella가 이를 풀기 위해 우여곡절 겪는 이야기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2)I love you man: 미국의 영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으로도 성공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피터는 들러리를 서 줄 단 한명의 친구가 없어 급하게 친구 만들기에 돌입하고 마침내 시드니와 급하게 절친이 된다. 그러나 시드니와의 우정이 깊어질 수록 연인 주이와의 관계는 꼬여만 가는데... ”-다음 영화-
작가의 이전글 주주상담실 1~8화 모아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