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결혼식장 주차장, 실외, 오후
인서트. 꽃길로 장식되어 있는 결혼식장. 사람들이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주차장으로 자동차들이 들어온다. 조수석에서 내린 현철은 상대편 차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넥타이를 고쳐 맨다. 하나가 선물했던 그 넥타이다. 순간 유리창이 천천히 내려간다. 당황하는 현철. 운전석에서 창가로 고개를 쑥 내미는 보라.
현철:
아, 놀래라.
보라:
오랜만이에요, 오빠. 푸르스름한 넥타이는 어디 갔어요? 혹시 여자 생겼어요?
현철: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선물 받은 거라.
보라:
그럼 그렇지.
현철:
난 너 안 올 줄 알았는데.
보라:
그러게요. 그렇게 됐네요. 주리가 꼭 와야 된다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현철:
하긴. 추억은 추억이고, 현실은 또 현실대로 흘러가야지.
보라:
참, 혜정이가 안부 전해달래요.
현철:
야, 살살 때려. 2연타다. 그래, 서로 잘 살아야지. 잘 산다고 전해줘.
이때 운전석에서 내리는 영수. 보라에게 목례한다.
보라:
영수 오빠도 오랜만이네요. 아무튼 현철 선배 ‘케세라세라’ 여전하네요.
현철:
내가 그렇지 뭐. 사람 쉽게 변하나? 내가 좀 일관성이 있지.
영수:
(피식 웃더니) 뭐 언제는 모든 게 변한다매? 에브리씽 체인지즈?
현철:
투덜이 또 등장이냐? 야, 가자. 오늘은 제발 얌전이로 있자, 응?
영수:
내가 또 언제?
현철:
알았어, 알았어. (영수를 붙잡고 식장으로 데려간다) 보라야, 너도 얼른 와.
보라:
(두 사람을 보며 미소 짓는다) 다들 안 변했어,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