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라는 씨앗에서 피어난 삶

by 고니비니SN

나는 욕심이 많다.
사십 해를 넘게 살아보니,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이제 조금 실감 난다. 엄마가 된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어린 시절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들을, 마치 숙제를 풀듯 하나씩 해나가는 중이다.


공부가 중심이었던 학창 시절, 나는 공부가 싫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교과서가 싫었다. 활자가 가득한 책 역시 내 관심 밖이었기에, 12년 학교생활 동안 독서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런 내가 요즘은 매일 글을 쓴다.

하얀 백지 위에 검은 글자를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배열하는 행위는,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일깨운다. 많이 읽으면 쓰고 싶어 진다는 말, 그 진리는 나에게도 통했다.


지금도 변함없이 서평을 쓴다.
누구에게 배운 적 없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나만의 방식으로 써 내려간다. 출판사의 시선도, 독자의 반응도 개의치 않는다. 내가 느낀 대로, 생각한 대로 피드를 채워간다. 그것이 진정한 독자의 서평이라 믿기 때문이다. 배우지 못한 무식함이 오히려 강한 용기를 줄 때가 있다. 틀을 모르면, 틀에 갇히지 않게 되니까 말이다.


전업주부 10년 차. 유료 강의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배움을 나누는 이들이 많다.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나는 매일 아침 유튜브 학교에 ‘출근’한다.
2년 넘게 이어진 산책길, 내 귀에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들이 흘러 들어온다.
설거지를 하면서 부모교육을 듣고, 반성과 배움을 일상 속에 끌어들였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배움의 시간들로 쌓여갔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초고와 투고도 구분 못하던 내가 매주 두 번 책과 출간 관련 강의를 들으며, 출판의 흐름을 이해하게 됐다. 그것도 모두 무료였다. 이런 귀한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는 출판사 대표님들께 매일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책임이 두려워 회피를 택했고, 귀찮음이 싫어 시작조차 못했던 나는 겉보기엔 욕심만 많은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여섯 살이 되던 무렵 문득, 불안이 찾아왔다.


"나도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나를 깊은 생각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생각은 또 다른 부정을 낳았고, 그 부정은 우울로 이어졌다.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욱 깊이 빠지는 갯벌처럼, 몇 년을 그 테두리 안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안의 욕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작은 실천 하나부터 시작하자."

그 다짐 하나로 나는 강변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매일 1시간의 걷기는, 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꾸었고, 나아가 ‘배우는 사람’으로 탈바꿈시켰다. 스치듯 흘러가던 정보와 지식들이 나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 꿈틀대던 열정과 욕망은 결국 나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들,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그 긴 시간 속에서 내가 발견한 건 바로 ‘회복탄력성’이었다.


그래, 나는 쉽게 꺾이지 않는 사람이다.
실수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수많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그냥 하는 힘’이었다. 습관으로 채운 매일의 일상 속에서, 하지 않는 나를 수없이 바라보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엔 반복이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익숙해졌고 결국 나의 일부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된 습관들은 나를 믿는 힘을 키워주었더. 그 믿음은 두려움과 실패 앞에서 나를 단단히 지탱해 주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포기했을 일도, 지금은 ‘일단 해보자’고 시작한다.
결국 해보지 않으면, 실패도 실수도 성공도 없다.

언젠가는 ‘엄마’라는 역할 너머의 나로서, 나만의 꿈을 이루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그 상상 속의 내가 손짓한다.


“곧 이 세상으로 널 초대할게.”라고.

욕심을 욕심으로만 두지 않고, 노력과 습관으로 하나하나 채워나갈 때,
나의 상상은 상상에서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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