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자랐다.

by 다다리딩

배려라곤 하나도 없던 아이가 서울대를 갔다.

매일 엎드려잤던, 무료함과 무기력함이 두 눈에 가득하던 아이는 열정 가득한 사업가가 되었다.

철 없던 남자 친구 때문에 덩달아 가출을 밥 먹듯 하던 아이는 벌써 중학생 학부모가 되었다.


체력이 안 되어 어딘지 모르게 우울함을 안고 있던 전교 일등은 에너자이저 몸짱 한의사가 되었고,

모범생 타이틀을 안고 졸업한 아이는 담배를 물고 사는 연극인이 되었다.


다들 그 무엇이 되었다.

열심히 산다고 더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잘 나게 살았다고 더 잘 되는 것도 아니었다.

어렸을 때 굳게 믿었던,

인생의 인과응보는 허울뿐일 때가 있더라.

어떤 법칙도 없더라.


그래도 나는 그냥, 선하고 여린 사람들이 좋더라.

평범해도 열심히 맘 쓰며 사는 인생들이 따뜻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