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나의 코어콘텐츠를 고민하게 되다.
나는 왜 인기가 없을까요?
인스타그램을 안 했던 이유는 나는 평범하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아줌마인데 인스타 속 사람들은 화려하고 예쁘고 잘 살고, 좋아요도 많이 받는다. 상대적 박탈감이 쌓여갔던 건, 인스타를 만들었는데 팔로우가 전혀 늘지 않을 때였다. 나는 무엇하나 인기를 확 끌어당길 매력이 없나, 라는 상실감이 휘몰아쳤었다.
그렇게 인스타는 인기 있고 시간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방치했었다. 그러다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리 동네에 인플루언서가 산다고 친한 동생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의 극찬으로 그럼 나도 한번 수업을 들어봐, 해서 입문하게 되었다.
그 수업에는 아줌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당당하게 발언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었다.
평범해도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이 속에서 나는 어떻게 또 나를 어필해야 하는 걸까?
어렵다! 어려워~!
어떻게 정하나, 나의 포지션!
왜 나는 이렇게 인기가 없는 걸까?!!
인스타도 돈 내고 배우는 거야? 싶으면서도..
강의를 듣고 놀라운 게 SNS을 잘하는 것에도 법칙이 있었다. 그리고 타인의 호기심을 끄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했다. 내 생활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 호감을 가질 정도로 그다지 일상이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요것조것 탐색하면서 내가 과연 어떤 피드를 올리면 좋을지, 좋아요를 받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돈주고 배운 인스타그램 강의는 빠르게 플랫폼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지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느냐는 결국 개인의 역량이었다.
결론은 나의 퍼스널 브랜딩은 어떻게 해야 하나로 귀결되었는데 그냥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와 육아로 하자,라고 정하고 시작했다. 별다른 뽀족한 아이디어가 아무래 고민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나 언제나 내 라이프가 그랬듯, 늘 미적지근한 속도로 조금씩 팔로잉이 늘기 시작했다.
자신을 더 많이 알리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 시간에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라.
결국은 sns는 '나의 어떤 면을 매력적으로 보여줘야 할까'의 문제인데 이것은 블로그든 유튜브든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든 똑같은 문제로 귀결된다.
과연 "나의 코어콘텐츠"는 무엇일까요?
내 가치는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을 한 번 돌아보고, 내가 잘하는 강점이 무엇이고, 내가 언제 행복하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마흔이나 되었는데 내가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도 안 하고 지냈었나? 싶을 정도로 나의 코어 콘텐츠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강점 진단을 통해 나의 강점은 '공감능력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누구에게 배움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며 배움을 수집하는 것도 좋아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내 직업과도 완벽이 일치하는 강점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왜 자꾸 눈물을 흘리는 건지 싫었던 모습, 오지랖 부려서 좋은 것 있으면 같이 배우자고 말하고 다니며 나를 숨김없이 보이고 '내' 이야기를 노출하는 것에 그렇게 거부감이 없는 등 나 조차도 내가 왜 이러나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수긍하게 만드는 결과였다.
나의 코어 콘텐츠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라 결론 내렸다.
- 항해사인 남편을 둔 덕에 혼자 아들 둘을 보며 일을 하는 워킹맘이지만, 행복하게 일상을 만드는 법을 안내합니다.
-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에 집중했던 과거의 나와 결별하고 계속 배워가며 소통하는 교사입니다.
-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나누는 것이 행복이기에, 자투리 시간을 내어 나를 위한 시간을 잘 보내는 법을 공유합니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 나의 소박한 경험을 나눕니다. 당신의 일상에 위로가 되기를.
별다를 것 없는 재능이지만, 아무리 파고 살펴도 더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려웠고,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언제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시작하는 것이 늘 이득이었기에 일단 시작!
인스타로 딴짓해서 좋은 점...
인스타그램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화려함은 결국 나에게 없었다.
그냥 일상 속 내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이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핸드폰 속 인스타그램 앱을 열고 객관적으로 나의 삶을 들여다본다.
바빠서 긴 글을 쓸 수 없어도, 찰나의 순간을 짧게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단 5분이면 피드를 올릴 수 있었다. 내 삶의 기록이다. 팔로워가 늘면서 (아주 쪼랩이지만) 디엠이 오는 일도 잦아졌다. 육아로 너무 힘든데, 위로가 된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좋다.... 그렇게 드문드문 좋은 인연이 이어졌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인스타 친구!
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인기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인스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태그를 걸면 내가 동경했던 작가가 보다 쉽게 나의 존재를 잠깐 인지하고 좋아요를 눌러준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육아로 있는 친구들과도 자주 못 만나는 형편에 인스타로 친구가 생기니 집에서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았다. 얼굴을 마주 보는 것보다 좀 더 편한 친밀감이 적절한 거리를 두고 생기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적절한 거리, 심리적 피로도가 없이 딱 적절한 거리로 소통할 수 있었다.
SNS에 심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나는 조금씩 오픈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이 블로그와 더불어 놀라운 변화라면 변화일 수도, 나를 노출함으로써 기회도 생긴다는 점을 또 하나 배웠다.
바빠도 사부작사부작 시작했던 딴짓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내 일상에도 작은 연결고리를 형성해주었다. 마흔에 시작한 인스타그램! 이것 또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