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로그는 유행 따라 오래전에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하루에 두 세명 들어오는 유령과 같은 집이라고 볼 수 있었다.
파워블로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블로그에 들일 시간과 열정을 그들만큼 못 쏟아붓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융공부를 하기 위해 들어간 단체 카톡방에서 방장이 누차 강조했다.
' 블로그는 모든 마케팅의 기본이다!'
'나만 아는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사람들은 모른다. 블로그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이며 강력한 플랫폼이며 공짜로 나를 PR 할 수 있는 독보적 도구이다.'
그 말을 듣고 홀린 듯 수긍하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장에 불과했던 블로그를 붙잡고 글을 쓰느라 방학 1달이 다 갔다. 글을 쓰면 쓸수록 자꾸만 자신 없었고 3시간 정성 들여 글을 써도 방문자는 10자리를 넘지 못했다. 인기 있고 싶었으나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 블로그에 타인들이 들어왔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지극히 미약해서였다.
블로그를 통해 나의 강점을 블랜딩 하고 싶었으나 딱히 규정된 나만의 브랜드가 없고(고군분투 중이고), 홍보나 상업적 목적도 없었다.
매일을 길을 잃은 느낌으로 일상, 책 리뷰, 육아.. 별다른 특색 없는 글을 쓰며 자괴감이 들었다.
'왜 매일 한물갔다는 블로그 글쓰기에 집착하며, 매일 소비되지 않는 글을 쓰느라 고생 중인 걸까?'
재밌으려고, 경쟁력 있는 딴짓을 해보려고 시작한 '딴짓, 블로그'는 해낼 수 없는 무지막지한 숙제 같았다.
바야흐로 그 어느 때보다도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시대가 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라는 매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 '타이탄의 도구' 중
인기가 없는 블로그에 글을 계속 쓰기 위한 동력을 찾기 위해 책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문구를 모아봤다.
나는 왜 매일 읽고 쓰는 삶에 중독되었냐에 대한 성찰의 답으로.
그러다 '타이탄의 도구' 중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라는 구절을 읽고 다시 마음을 다지게 된다.
'그래. 인기가 없다고 그만 두면, 결국 기록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나의 가치를 증명할 흔적도 없는 거니까! 일단 쓰자. 사부작사부작 써보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시대에 합류할 내공을 조금씩이라도 쌓아보자!'
홀린 듯 계속 하루 하나씩 글을 쓴다.
매일 읽고 문제 푸는 것에 신박한 재주를 지녔는데,
막상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단 한편도 제대로 글을 쓰고 있지 않았다.
아마도 공감의 개수가 적더라도
방문자 숫자가 0이더라도
나만 보는 글을 쓸지라도
나는 매일매일 글을 쓸 것이다.
글을 쓴다는 행위가 '작가'라는 또 다른 나의 본질적 자아가 되는 꿈에 다가갈 수 있길 바라면서.
이제껏 글을 쓰고 싶다고 말만 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매일을 기록하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블로그 시작해서 좋은 점은 무엇일까?
정말 블로그를 그때 포기하지 않고 하길 잘한 이유는
블로그를 통해 공통 관심사의 이웃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며내 삶의 흔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관심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니 시공간적으로 친구 만들기 힘든 워킹맘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꾸준히 독서의 기록을 적다 보니 배움과 행동의 기록이 남는다. 블로그로 인해 서평단 활동도 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제공받고 제한된 시간 안에 서평까지 작성해야 하니 그야말로 강제 독서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간접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읽고 깨달은 바, 그리고 책을 통한 성찰을 기록한다는 것, 그 기록을 공유한다는 것의 행위 자체가 스스로 기분 좋은 딴짓이다.
가끔, 아주 가끔 블로그의 글을 보고 누군가 비밀 댓글을 단다. 내 삶의 경험에 공감하며 응원해주거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비밀글이 달리면 마구 설렌다. 작은 성공을 맛보는 기분이 든다. 조금이라도 나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건, 엄청난 자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