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그나마 J스럽개
준비 5. 2주 동안의 여행.... 함께 사는 반려 동물은 어떻게 하지?
나는 독립 후 반려 생활을 시작했다.
아롱이도 나의 즉흥성 덕분에? 때문에? 나와 함께 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사는데 즉흥성으로 강아지를 키운다고??? 이런 미ㅊ….”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 집은 강아지와 20년을 함께했고,
그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다 같이 펫로스 증후군을 심하게 앓았다.
동물농장만 보면 눈물이 펑펑, 지나가는 개만 보면 사연 있는 사람처럼 눈물이 또르륵…
독립을 하게 된 후 강아지를 데려오겠다고 여러 번 부모님에게 엄포(?)를 놓았다.
부모님은 “혼자 살면서 네가 어떻게 혼자 강아지를 기르냐! 어떤 강아지 견생을 망치려고 하냐”며, 펄쩍 뛰셨다.
다른 사람들 생각도 같았는지 각각 다른 보호소를 통해 두 번의 면접을 봤지만,
좁은 원룸 아파트에, 혼자 살고, 직장에 다니는 등등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직접 보호소에서 봉사를 하며, 강아지들을 보면서 어떤 강아지가 좋을지 살펴보기도 했는데
유난히 나이가 많거나 우리 집에는 너무 커다란 강아지들이 많았다.
펫로스를 진하게 겪었던 나로서는 함께 오래 할 강아지여야 하는데 찰떡같이 함께할 수 있는 반려동물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스타를 통해 알게 된 한 보호소에 그냥 무작정 친한 언니랑 갔다.
거기는 봉사를 다니던 곳도 아니고, 그냥 여기야!라는 생각에 운전을 해서 1시간도 넘게 갔다.
그곳에서 아롱이를 만났다.
가족, 형제들과 같은 날에 주인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했다.
케이지에서 나오자마자 보드랍게 나에게 안겼는데, 이건 그냥 운명이었다.
이렇게 운명적인 이유로 함께 하게 된 아롱이는 나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펄펄 뛰시다가, 친 자식보다 동물을 더 챙겨주시는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잘 살고 있다.
참고로 나는 부모님 댁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살고 있고 개육아에 정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축구를 보러 본가에 왔는데, 부모님이 아롱이는 두고 너만 집에 가라고 하신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어서, 종종 본가에 TV를 보러간다)
나의 본성을 거스르고 가장 체계적으로 한 것은 이번 여행기간 동안
이렇게 소중하고, 운명적으로 만난 아롱이가 나의 부재를 불안으로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
주변에 반려견과 함께 사는 보호자들 중에는 여행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같이 가거나.
물론 나도 처음에는 여행을 같이 같이 가는 것을 고려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반려견을 받아주는 호텔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봤을 때 함께 여행을 하기보다 부모님 댁에 아롱이를 잠시 맡기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처음에는 호텔링도 생각을 했는데, 기간이 길어 돈도 많이 들지만
보호소에서 온 친구를 다시 비슷한 환경에 오래 두는 것은 내가 참을 수가 없었다.
결정이 난 후 아롱이와 나는 이별 둔감화 연습을 해야 했다.
아롱이는 보호소에서 우리 집에 입양된 이후로 쭉 나와 둘이 살았다.
물론, 내가 출근을 하는 날 중 일부는 부모님 댁에서 반나절 정도 보내기도 했지만
몇 날 며칠 떨어져 본 것은 처음이었다.
부모님 댁에서 지내는 시간을 점점 늘리는 연습을 티켓팅과 함께 시작했다.
처음은 반나절, 그다음은 하루, 그다음은 이틀.
삼일을 넘지 못한 건 보호자(나)의 분리 불안 이슈로 못 참고 부모님 댁에 아롱이를 만나러 갔기 때문이다.
연습을 하는 내내 아빠는 나와 아롱이와 눈물겨운 재회를 보면서 “이래서 여행 가겠냐??”며 놀렸다.
엄마는 옆에서 아롱이를 데리고 모든 가족이 스위스를 가자고 부추겼다.
어디… 언감생심 나의 자유를 넘보다니!
아롱아 언니는 가야 해. 안전하게 잘 돌아올개 걱정말라개~
대신 사진 좀 많이 찍어가자 찰칵찰칵! 언니 심심하고 외로울 때 아롱이 사진 좀 보개.
찰칵찰칵!
막상 여행을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반려 동물과 함께 여행을 왔다.
우리나라 사람은 딱 한 명이었지만, 대형견 중형견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많은 강아지들이 보호자와 함께 여행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집에 두고 온 아롱이가 더 보고 싶었지만, 아마 같이 왔으면 너도 나도 고생스러웠을 것이다 ㅋㅋㅋㅋ
그래서 여러 달에 걸친 연습 끝에 맡긴다. 부모님에게. 내 (사랑하는) 강아지.